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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 <아웃>


차갑고 이지적인 인상과 달리

인간 내면의 악취를 끈질기고 끈적이게 분해할 줄 아는 기리노 나쓰오의 초기 대표작이다.


시작은 얼떨결에 호스티스와 도박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는 한심한 남편을 죽인 여자와

그 여자의 도시락 공장 동료들이 서로를 도와 범죄 증거를 없애는 그런 류의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이야기는 여러 곳을 거치고 돌아 결국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갈망하지만, 그 사실에 절망하고마는 2명의 맛이 가버린 인간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로 끝나버린다.


확실히 인간의 비틀리고, 음흉하고, 어두운 심리를 그려내는 것에 집중한다는 면에서

기리노 나쓰오는 조이스 캐롤 오츠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소설 자체는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설정 역시도 좀 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차라리 이야기를 좀 쳐내고 인물들을 줄여서

4명의 여자가 서로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서서히 파멸의 늪으로 침몰해버리는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아쉽다.

특히나 장르 소설을 염두해두고 쓴 작품이라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도무지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동의하기 힘든 클라이막스와 결말을 생각하면

더더욱 아쉽다.


그래도 요즘같이 무덥고 습한 여름 밤에 어울릴만한

기분나쁘게 끈적거리는 소설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