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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반적인 이미지에 비해 기교적인 측면에 많은 신경을 쓴 편이라고 생각한다. 1부와 2부의 첫 수 종장의 리듬이 같은데, 각각 "하믈며 천석고황은 고쳐 므슴하료"와 "이 중에 왕래 풍류를 일러 므슴할고"이다. "천석고황은"이나 "왕래풍류를" 같이 한자 네 글자에 조사가 붙으면 그 장은 세 음보로 쓸 때가 많은데, 퇴계는 이 뒤에 "고쳐"나 "일러"같은 애매한 길이의 구들을 붙여 애매한 4음보 리듬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상당수의 시들이 초장과 중장에서는 안정적인 리듬을 보이다가 종장에서 자수를 늘이며 변칙을 보이는 패턴이 많다. 이는 시 자체의 찬가적인 성향과 잘 호응하고 있고. 찬가하는 대상의 모습이 초중장에서 묘사되다 길다란 종장에서 그 덕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식이다.



그러나 이 찬가에는 어딘가 미묘한 데가 있다. 자연과 왕업의 조화를 노래하는 1부가 특히 그러한데,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태평성대를 노래하지만 거기에는 병 들어 늙어가는 자신과 "미인"을 그리워하는 모습, 떠나가는 은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낙관적 전망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숨어 있다.



그 아쉬움은 이제 2부에서 승화된다. 1부에서 이미 이루어진 조화를 노래하는 반면에, 2부에서 이제 막 은거를 시작하며 시작할 학문에 대한 의지와 찬양이다. 여기서는 1부와 같은 미묘한 균열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영원"을 닮고자 하는 강대한 의지만이 보일 뿐.



시인이 스스로 1부와 2부를 각각 언지言志와 언학言學이라고 설명한 걸 생각해보면, 1부의 "뜻"에는 긍정적인 세계와 그 세계에 동참하지 못하는 늙은 자신에 대한 회한이 화해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있는 것이고, 이를 그가 늦게 배운 "학문"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학문은 고인의 대를 이어 계속 길을 나아가고, 만고에 푸르른 청산을 본받는 초시대적인 작업으로 여겨진다. 요컨대 그의 언학은 회한 많은 삶을 살며 늙은 스스로에게 그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의 세계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길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