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고닉이 다자이 오사무의 사소설적 경향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데아적 시공간 구성을 자폐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자유이나 두 문호의 전작도 아니고 일부 책만 가지고 '일문학' 일변 하는 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다.

일본 소설에는 다자이 오사무 부류도 있지만 나쓰메 소세키 본류도 있는 것을... 한편 요즘 일본 소설 문학 특유의 '-인 것일까?'라는 문장구조로 끝맺은 서술자 본인과의 거리두기와 1인칭의 3인칭화는 자폐적이라고 볼 순 없는듯 하다. 오히려 서술적 거리가 서술자 자신과 밀착되어 숨이 막히는 건 현대 한국문학의 특징이기도 해서 더 '자폐적'으로 보인다.

박경리 선생의 발언도 많은 논란을 낳은 것으로 안다. 한국 근대문학에는 분명 일본 문학과 문학론의 영향도 미쳤고, <토지>로 대변되는 한국의 민족적 대하소설을 집필한 박경리 선생에게는 일본에서 건너온 모더니즘이라든지, 일본어로 번역된 걸 다시 중역한 유럽발 로맨티시즘이 거슬릴 순 있겠으나 가와바타 야스나리 역시 <토지>를 집필한 그 민족적인 에고이즘과 그를 넘어서려는 노력으로 예술적인 이데아인 <설국>을 썼고 또 근대 문명에 위협을 받는 예술 원형에 가까운 일본 천 년 수도의 소설 <고도>를 썼다. 자폐성을 넘어서 민족의 에고를 파헤쳐 예술의 원형, 하나의 수도와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개인' 그리고 집단 무의식적인 염원의 욕망을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았을텐데...

위의 소설가 외에 내가 좋아하는 이시카와 타구보쿠, 하기와라 사쿠타로, 미야자와 겐지 등의 시 문학도 근대 일본 문명의 억압적인 요소에서 벗어나 하나의 유토피아를, 민족성에 구애 받지 않고 인간 본연의 집단 무의식적인 원형을,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못지 않게 축조하고자 한 것임을 작가, 또한 예술인의 자세로서 경시하지 말길 바란다. 

차라리 이어령 선생처럼 오랜 연구 끝에 '축소 지향의 일본인'이라고 평하면서 두터운 사례를 제공하는 편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