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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발간된 최 근간책은 올해 처음 읽어봤다. 혐오발언 문제가 워낙 핫해서 무식하지 않으려면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있어야겠다 싶기도 했고 주위 지성인들도 이책을 많이들 읽어서 퀄리티도 어느정도 있겠구나 싶어서 주저없이 빌려 읽었다.

우선 이 책은 제목을 아주 멋있게 지었다고 생각한다. 말이 칼이 된다는게 최근 흥행하는 '팩트폭력'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팩트폭력'이라는 단어도 '팩트'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것을 넘어 팩트를 빌미로 '폭력'을 하는것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말이라는 것은 '팩트' 여부와 상관없이 '폭력'적으로 쓰일수 있다. 사회적으로 이런풍조가 심해진다면 경계해야할 일일것이다.

저자는 법학박사를 밟은 교수이다.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저자의 이런 이력이 마음에 들었고 혐오문제에 대한 법학교수의 풍부한 법적논의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책 자체가 쉬운 난이도의 얇은 책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약 230p) 저자의 혐오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법학자라기보다는 사회학자에 가까웠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 중 법적논의는 매우 작은부분을 차지했다. 개인적 소견으로 법적논의를 풍부하게 다루지 않은것은 저자의 직분상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계속적으로 법적인 테두리 밖에서의 전략적인 시민사회의 행동강령을 소개하고, 많은 혐오발언이 법적으론 불법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배제의 대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앞장서서 논하는것은 저자가 과연 법학자인지 사회학자인지를 의심케할 정도였다.

책은 230p정도의 짧은 분량에 저자 스스로 적었듯이 고등학생도 이해할수 있을법한 쉬운 필체로 쓰여졌다. 가독성으로 따지자면 비문학 저서중에는 최고 가독성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문장 자체를 매우 쉽게쓰기도 했고 짧은 분량임에도 14장으로 장을 세분화하고 매우 간략하게 정리해서 한장한장 읽어내기가 매우 용이하다. 주제 자체가 웬만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핫한 것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흥미도도 높을 것이다. 일베 워마드 역사왜곡 동성애 등.. 특히 디씨인이라면 매우 관심있을 주제들이 많다. 다만 논조적인 측면에서는 법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혐오 배제를 주장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에서 읽기 불편한 지점도 많다. 메갈리아의 미러링 방식을 옹호하며 권김현영등을 인용하는 지점등은 먹물계층에서는 나름 무난하게 넘어갈수 있으나 인터넷 거주민들에게는 큰 공분을 살 것이라고 보인다.

책 내용을 요약할때 각장을 요약하는것을 좋아하지만 이 책은 한장이 10쪽남짓밖에 안되기에 정리가 무의미한 수준으로 요약이 되어있다. 여기서는 저자의 핵심주장을 정리하는것으로 내용정리를 마치려고 한다.

저자의 주 논의주제는 혐오표현이다. 저자는 우선 혐오에 대해 정의한다. 혐오는 당하는 주체가 그 혐오표현에 의해 현실에서의 삶이 위협당해야 한다. 즉 혐오의 주체는 약자에 한정된다. 여자의경우 여성혐오는 여성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에 혐오발언이고 남성혐오는 남성이 발언을 듣는다고 위해의 공포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혐오가 아니다. 따라서 일베의 여자혐오는 혐오발언이지만 메갈리아의 미러링은 참여의 연대이다(저자의 의견이 그렇다). 마찬가지 논리가 기독교와 이슬람에도 적용된다. 기독교를 개독이라 욕하는것은 혐오발언이 아니고 이슬람을 욕하는것은 혐오발언이다. 물론 이 맥락은 시간이 지난 후 바뀔수 있다고 말한다. 나중에 사회가 이슬람 위주의 사회가 된다면 개독이라는 용어가 혐오발언이 될것이고 남성도 여초사회에 편입되면 혐오발언의 대상이되는 약자가 될수있다. 혐오발언의 적용대상은 맥락적으로 정해진다는것이 저자의 설명이지만 맥락의 기준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혐오가 무엇인지를 정의한 후 저자는 혐오의 발현단계를 설명한다. 저자가 정리한 혐오의 발현단계는 '마음속으로 생각(편견)ㅡ혐오표현(발설)ㅡ차별행위ㅡ증오범죄ㅡ집단학살'이다. 집단학살의 경우는 극단적인 인종청소이기 때문에 범죄라는것에 의문이 없을것이다. 법학자로서 혐오문제에 대응하는 규제단계에서 중요시해야할 것은 혐오표현 단계부터 증오범죄 사이의 중간구간이다.

단계별 설명에서 마음속에 품는 편견만으로 관심법을 사용해서 처벌하는것은 얼토당토 않다. 그러나 혐오적인 발언을 했을때 그 내용을 기반으로 처벌을 하는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유럽식 처벌은 혐오표현의 내용을 구분해서 처벌하고 미국은 표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다음단계인 차별단계에서는 특정 차별을 구분지어서 차별하는 미국의 방식과 차별의 범위를 폭넓게 잡는 유럽의 방식이 나뉜다. 증오범죄에 대해서는 선진국 대부분이 처벌한다.

한국적 상황에서의 저자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국가형벌권을 발동하는 형사법적인 처벌은 차별행위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유럽식으로 혐오표현에 대해 내용을 가리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자는 인권위원회를 통해 행정처분으로 혐오표현을 규제하기를 요구한다.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은 형사처벌받지 않지만 행정기관에 의해 지도받는것을 주장한다.
또한 처벌하는 법 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자정노력으로 혐오를 없애려는 노력을 강하게 할것을 주장한다. 교육 홍보 등이 필요할것이고 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혐오적 발언에 대해서는 형사적 처벌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도 이들을 반대로 배제시키려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카운터운동이 일어나야하고 이는 유명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앞장서서 주장해야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방점은 형사처벌의 범위와 행정벌의 범위마저도 넘어서는 혐오배제에의 사회적 운동이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