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침 > - 김이듬


 

 

가스 불에 김을 구우며

 

오늘 나를 스쳐 간 사람들을 떠올린다

 

버스 앞자리에서 내릴 때까지 통화하던 외판원

나는 그의 직업과 실적까지 알아버렸다

 

드라이어로 음모를 말리던 목욕탕 여자

 

내 소포를 밀쳐놓고 잡담하던 우체국 직원

그는 내가 테이블에 낙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복도 바닥에 붙은 껌을 떼던 청소부

나는 그 앞을 지나갔다

 

오늘 내가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몹시 바빴고

끼니를 챙기지 못했다

 

가스 불에 마른 김을 구우며

열 장도 넘게 태워가며

내 심장의 불이 내 손등을 태우는 것을 본다


불에 스치는 마른 김처럼

나는 한복판이 뚫려 이렇게 부엌에 풀썩 주저앉는다

 

 




 


< 말할 수 없는 애인 > 이란 시집에서 발췌한 것으로 기억한다.


야식... 아니 이제 곧 아침식사인가?


김구이가 먹고 싶어지는 시 한 편 추천해주마.


언제 먹어도 맛있는 소화 잘 되는 김이다..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