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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붕이들 안녕,

아서 C. 클라크가 1973년에 발표한 SF 소설, <라마와의 랑데부>를 읽었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펼친 책이다. 세련된 제목이 나의 시선을 이끈 것도 한몫했다.


22세기 어느 날, 태양계에 엄청난 속도로 진입하는 50km 길이의 원통형 비행물체가 화성의 레이더 기지에 포착된다. 이 물체는 인간에 의해 ‘라마’로 명명되고, 곧 우주선 엔데버호가 라마와의 접촉, 즉 ‘랑데부’를 시도한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엔데버호 탐사대원들이 라마에 진입해 내부를 조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서 클라크가 SF 소설의 거장이 된 이유는, 간단한 이야기에서 독자들의 전율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라마와의 랑데부> 역시 외계에서 날아온 비행물체를 탐사한다는 심플한 내용이지만, 아서 클라크는 이러한 간단한 소재만으로 장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간단한 이야기 구조에서 독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스티븐 킹의 스타일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길이만 50km에 육박하는, 전례 없는 크기의 원통형 물체 ‘라마’ 안에는 도시와 비슷한 빌딩 군집도 있고, 원통을 두르고 있는 광활한 바다도 있다. 라마는 하나의 거대한 우주선이자 도시인 것이다.


다만 원통형이라는 라마 특유의 형태 때문에 바닷물이 지구와는 반대로 밑에서부터 녹기도 하고, 땅과 하늘의 경계가 불분명하는 등 인간의 상식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라마에서는 시시때때로 일어난다. 이러한 라마의 모습은 엔데버호 탐사대원들에게 경이감과 동시에 혼돈을 준다.


‘원통형 기지’라는 아이디어를 보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쿠퍼 스테이션’이 바로 <라마와의 랑데부>의 라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라마와의 랑데부>를 읽기 전 나는 책 표지의 ‘짜리몽땅한 검은 분필’ 같은 그림을 보면서 이게 뭔가,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책 표지의 검고 매끈한 형태의 원통은 정체불명의 비행물체 ‘라마’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태양계를 향해 초거대 비행물체 라마를 누군가 의도적으로 날린 거라면, 그것을 날린 라마인 또한 존재하는 것일까? 엄청난 무게의 라마는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는 걸까? 라마 안에는 침입자에 대비한 비상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탐사대원들은 라마 안에서 과연 무사할까⋯⋯


<라마와의 랑데부>의 스포일러는 굳이 이 글에 적지 않겠다. 부디 책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직접 읽고 확인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