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체는 원래 친근하고 허물이 없지만, 워낙 내 식으로 독특한지라 공적인 업무엔 적절치 않다. 내 문장은 너무 압축되고, 무질서하고, 퉁명스럽고 개인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중한 언사의 미사여구밖에는 다른 내용이 없는 의례적인 편지들을 쓰는 재주가 내게는 없다. 애정과 봉사의 서약을 길게 늘어놓는 데는 소질도 취미도 없다. 그것을 그다지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믿는 것 이상으로 무엇을 길게 말하는 것도 싫다. 그것은 현재의 행습과는 동떨어진 헛소리들이다. 그렇게 비열하고 비굴한 매춘 같은 예절 문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 생명, 영혼, 헌신, 경배, 농노, 종 따위의 단어가 그런 편지들에 너무 싸구려로 흘러 다니다 보니, 보다 진실하고 존경 어린 감정을 전달하고 싶을 때 더 이상 그것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할 지경이다.


  나는 아첨꾼으로 비치는 게 죽도록 싫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메마르고 직선적이고 퉁명스럽게 말하게 된다. 그래서 나를 달리 알지 못하는 사람은 약간 건방진 사람으로 여기기도 한다.  내가 가장 덜 공대(恭待)하는 사람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마음이 아주 흥겨워서 활기차게 움직이는 자리에서는 격식 차리는 것을 잊고 만다. 내가 의지하는 사람들에겐 퉁명스럽고 건방진 모습을 보이고, 또 마음을 가장 많이 준 사람에겐 나를 가장 덜 드러낸다. 그들은 내 심중을 읽어야만 할 것 같고, 내 말은 내 마음을 잘못 전달하는 것 같다.


Ess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