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어 자유주의자’다. 언어생활에서 국가 개입보다 시민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 사전’인 1999년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을 폐기해야 한다고. 국가가 만든 표준사전이 있는 한 “언어를 바라보는 다양한 철학과 기준들로 서로 경합”하는 ‘복수의 사전’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근대국민국가는 단일하고 균질적인 공동체를 꿈꾸게 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서둘렀던 게 우리말로 된 사전입니다. 사전에 표제어를 정하려면 먼저 철자법을 만들어야 해요.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국민국가는 단일어, 단일민족을 지향하니까. 게다가 지금은 이것을 국가가 개입하고 주도해 더 큰 문제입니다. 성문화된 맞춤법, 언어의 지역성과 다양성을 불허하는 표준어 정책, 국가 주도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우리를 여전히 ‘언어적 근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요. 성문법으로 철자법을 제정한 나라, 국가 주도로 사전을 만드는 나라가 얼마나 될 거 같아요? 매우 시대착오적이고 비민주적인 상황이죠. 현대는 다양성, 잡종성, 자율성을 지향하죠. 국가 사전 하나가 말글살이의 유일한 기준이라니 말이 안 되죠.” 

우리는 표준어와 비표준어로 양분되는 언어체계 안에서 살고 있다. 표준어는 맞는 말, 비표준어는 틀린 말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말의 잡종성과 다양성이 뿌리내리고 자랄 수 없는 환경이다. 특히 비표준어인 사투리는 양분된 언어 체계 안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투리는 소설에서도 따옴표 안에만 나와요. 따옴표 안에만 가둬진 거죠. 따옴표 밖은 모두 표준어이죠.” 

의미 있는 시도도 있다. 그가 눈여겨본 것은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를 경상도 사투리로 쓴, 최현애 작가의 <애린 왕자>(이팝)이다. 맞춤법을 깨뜨리는 일탈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애린 왕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상도 사투리로 쓴 책이에요. 경북 포항 출신인 작가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의 말, 모어로 쓴 거예요. 이 책은 18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각 지역의 사투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가 많아졌으면 해요.”

표준어 중심의 획일적 언어정책으로 말에 대한 사유도 협소해지고 있다. 문법과 맞춤법에 맞냐 틀리냐는 답 맞히기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얘기다. 그 안에서 말의 상상력을 꿈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김진해라고 교수던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이 사람이 출간한 '말끝이 당신이다' 이거 어떨 것 같음?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76942944


+ 이 사람이 추천한 책으로는  대니얼 헬러 로즌의 <에코랄리아스>,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가 있음.

+원본기사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175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