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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저자 최재원|민음사 |2021.12.17.
보통 시집의 두 배 분량이다. 거의 장편소설 한 권 두께다.
전반부에는 짧은 시가 많이 보이고 후반부에는 긴 시가 많다. 지나치게 짧거나 지나치게 긴 시들이 간혹 보인다. 특이하다.
삶과 시간을 주제로 쓴 시가 많다. 수록된 시들 대부분이 괜찮다.
수필이나 소설 같은 긴 시도 수록되었다. 소설이나 산문으로 쓰였어야 할 시들이 눈에 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단순히 긴 시라서가 아니라 시라고 보기 힘들 만큼 문장들이 넘쳐난다. 나도 시를 쓰면 이렇게 될까 두렵다. 이미 고 마광수 교수님을 포함해 여러 사람에게 시보단 소설을 쓰라는 지적을 질리도록 들었다.
성적인 내용이 담긴 시도 있다. 아무리 봐도 성애 묘사가 넘쳐나는 소설 같다. 어째서인지 시든 소설이든 여기에 수록된 시들처럼 쓰고 싶다. 시라고 보기 힘든 문장들의 향연이 나를 자극한다. 구상 중인 성 소수자와 관련한 소설을 쓰게 된다면 이 시집처럼 쓰고 싶다. 불알 볼링. 불알로 볼링 하는 기분으로. 지나치게 난해한 현대시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이게 바로 모더니즘인가. 눈알과 불알의 위치가 바뀐다. 난해함에 숨이 막힌다. 성애를 묘사한 외설적인 기운들이 퍼즐처럼 뒤엉켰다.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일상생활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시인의 정신세계를 따라가기 힘들다. <만티사>나 <질식> 같은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은 당혹감이 밀려온다.
<말은 어디서 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시는 대놓고 소설이다. 이건 읽지 않고 거른다. 내가 시집을 읽는 게 맞는 건지 혼란스럽다.
해괴한 시집이다.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닌 특이한 시집이다. 완독하기 힘겨웠다.
마광수선생님한테 조언을 들었다고??ㄷㄷㄷ
ㅇㅇ.. 고 마광수 교수님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