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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머니쪽으로 인해 품게 된 기독교를 향한 증오심을 원동력 삼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모태신앙으로 길러진 덕분에 조금씩 부분부분 읽긴 했었는데 이번에 작정하고 짬짬이 시간내서 첨부텨 끝까지 다 읽음 총시간말고 기간으로만 따지면 한 9주정도? 걸린 듯...

사람들이 성경을 깎아내릴 때 주로 사용하는 패턴이 '구약보면 전지적 야훼시점으로 인간이 조금만 수틀려도 다 몰살시켜버리는 전개인데 무슨 은혜며 사랑을 얘기하냐' ~~~식이던데

읽다보니 구약은 그냥 쉽게쉽게 코즈믹호러판타지라고 대입해보면 어느 순간 의문은 사라지고 은근 읽을 맛 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구약부분은 너무 내용이 방대하면서도 질질 끌고 두서없는 느낌이라 전체적으로 루즈하고, 특히 족보같은거 나열하는 부분 나오면 내가 이걸 왜 읽지...같은 현타가 개빡세게 꽂힙니다.

허나 구약에서 창세기편이나 잠언만큼은 한 번쯤 꼭 읽어보는게 좋을거 같어요. 성경 전체적으로 철학의 끄트머리? 삶의 답? 스러운 부분이 드문드문 드넓은 사막의 작은 오아시스처럼 숨어있다면, 잠언에는 진짜 그 지혜가 액기스로 농축되어있습니다.
이외수 하악하악같은 책 갖다버리고 잠언 읽으십시오.

그리고 루즈한 구약과는 반대로,
신약쪽은 진짜 그냥 재밌음 그냥 ...
내용이나 스케일도 구약에 비하면 간결하고 예수를 중심으로 갈수록 세기말에 대해 다루기 시작하면서 종교적 상징이 난무하는게 컬트적인 미학을 건드려서 개인적으론 정말 흡입력있게 읽어나갔네요.

위에서 정독 기간만 따지면 9주정도라고 얘기했었는데 신약은 3주만에 다 읽은 느낌입니다.

근데 아직도 해답을 못 내린게 욥기가 너무 이해 안 가
아이러니라게도 신을 이해하려 들지말고 단지 믿으라는게 욥기의 결론인거 같긴 하다만...
하여툰 욥기가 가장 난해하고 어려웠습니다.
네 ... 그냥 그렇다고여

그리고 뭐 성경을 정독하면 은혜를 얻니 정신이 맑아지고 지혜가 불어넣어지고 /~~~
이런 건 당연한걸지도 모르지만 전혀 못 느꼈슴다...

설령 그런 초자연적인 현상이 진짜 성경 구절구절에 녹아있다고 쳐도 애초에 저는 의심을 기반으로 페이지를 계속 넘겨갔으니 당연한 후평일지도 모르겠네요...


결론은 =3 !


책 자체만 보면 사실 성경 정독은 신앙심이나 증오심때문이 아니라면 시간낭비같아요.
저같은 경우엔 개인적으로 컬트적인 면을 좋아해서 책 자체로서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지만...

하지만 창세기, 잠언, 시편, 그리고 신약은 한 번쯤 읽어봐도 괜찮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