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해서 시험 못 본 거 아니잖아?

그냥 공부법 제대로 각 잡고 찾아보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책상 앞에 앉아서 독서 생각이나 드라마 생각이나 하고있다가


"와 오늘 잠 4시간 밖에 안 자고 공부만 했네"


이러느라 시험 못 본 거지.

독붕이들 정작 점수 가장 잘 나오는 과목은 공부 하나도 안 한 국어였을 것 같은데.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나?" 이전에 물어봐야할 질문은 "내가 공부를 했나?"가 아닐까?

안 했다고? 어차피 안 할 건데 책상 앞에 앉아서 시간만 낭비할 필요가 있어? 그 시간에 다른 특기를 연습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시험 공부는 다른 공부보다 훨씬 중요해. 내신이나 수능 중 하나를 정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공부해야해. 그래야 좋은 대학에 갈 테니까. 다른 공부는 대학에 간 이후에도 할 수 있어."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고? 왜?


"대학은 그 사람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인간관계의 장, 환경의 중요성, 학력 지상주의 사회의 선입견 등등. 좋은 학력이 가지는 실질적인 이점은 얼마든지 있지."


그래서 그게 왜 '나'한테 중요한데?


"내 꿈이 작가다. 문단권력의 폐쇄성을 생각하면 좋은 대학에서 인맥을 쌓는 게 도움이 되고, 훌륭한 교수진들을 통해 작법에 대한 이론적 기틀을 익힐 수 있다."

"아직 별 다른 꿈이 없지만, 학력은 계속 남으니까. 어떤 직업, 어떤 사회든 높은 학력은 확실한 이점이 되어줄 가능성이 높지."

"그냥 좋은 회사에 취업해서 적당히 돈 벌면서 살고싶어. 좋은 대학은 이력서에 적힐 스펙 중에서 가장 분명하고 확실한 이력이잖아."


결국 그런 이점은 학력의 부가적인 이점인 거잖아? 겨우 그런 '부가적인 이점' 때문에 젊은 시절을 전부 날리기에는 경쟁률이 너무 높지 않아? 그 이점에 집중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도 대학이 가장 분명하고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방법이고 목표잖아?"

"그보다 이런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공부' 자체에는 방법론을 가지고 온갖 토론을 벌이면서, 정작 '공부'라는 방법 자체에는 의문을 품지 않는 게 바보같아서 그런다.

n회독 말고 다른 공부법, 필사 말고 다른 공부법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정작 "공부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시간은 아까워하고.

이게 무슨 유머냐 대체.

애초에 독서 갤러리에서 공부법으로 떠드는 게 대체 몇 번째냐 이게.

책이 약이 아닌 것처럼 독서는 공부가 아니야!!!!

사실 공부법으로 떠드는 것보다 속독이니 뭐니로 부심 부리는 게 더 짜증난다.

아니, 독서는 그 과정 자체가 즐거운 일인데,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머릿속으로 소리내면서 읽으면 안 된다고? 아니, 그러면 문장의 말맛은 어떻게 느끼는데.

기억하고 싶은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고? 아니, 대체 왜? 정 잊어버리기 싫은 문장이면 공책에 메모를 해. 책에 밑줄이 그어져있으면 재독할 때마다 새로운 맛을 느끼는 독서의 재미가 반감되잖아. 어차피 다시 안 읽을 거면 밑줄 자체가 의미가 없고.

물론 책 줄거리를 머리에 박아넣는 것 자체가 독서의 재미인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 그게 더 좋은 독서법이나 옳은 독서법, 이런 건 아니라고. 그냥 특이한 취미 정도지.

취미에 효율 찾지 좀 마라.

효율충들 극혐!!!!


독서 얘기) 현대시작법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