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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는 '꾸준함'이라는 말과 너무 잘 어울린다. 그는 하루 '원고지 20매 쓰기'라는 루틴을 몇십 년 째 지키고 있다. 이 책을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29세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까지 술집을 운영하며 무분별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의 규칙적인 생활 리듬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작가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일부러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 과정 중에 그는 달리기를 택했다. 그리고 몇 십년 동안이나 거의 매일 10km를 달리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거의 매일 10km를 달리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하기 한참 전부터 그의 에세이나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나에게 달리기는 좋은 이미지이면서도 좀 어렵게 느껴졌다. '멋있긴 하지만 저렇게 어떻게 해?'라는 느낌이었다. 나도 그때는 그가 거의 매일 10km를 달리게 된 과정을 알지도 못했고 생각해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거의 매일 10km를 달린다는 결과만 본 것이다. 이 책에도 달리기를 습관으로 들인 과정을 얘기하진 않는다.
아마 그도 사람이니 나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달리기가 그의 작가 생활과 삶 (작가생활이 곧 그의 삶이지만)에 미친 영향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한다. 그의 생활 리듬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달리기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보고 든 생각은 학습 전이 효과처럼 대상이 뭐가 됐든 꾸준함을 배우면 다른 곳에서도 꾸준함을 발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가가 달리기와 글 작업 모두에서 꾸준함을 발휘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30살부터 달렸고 현재 73세이니 43년 동안 달리고 있다. (나는 고작 3년 달리고 남에게 조언을 하고 있으니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꾸준히 달리고 싶은 러너라면 이런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한다.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 필립 래터 지음
인간은 아무런 목적없이 현재에 완벽하게 몰입할 때 최고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달리기는 그런 상태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유용한 운동이라는 것과 그런 상태가 되는 조건들을 이론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몰입의 조건들은 이렇다. 선행 단계에서는 명확한 목표, 해결 과제와 기술의 균형, 정확한 피드백이 있어야하며 그 뒤 주의 집중, 행동과 인식의 융합, 통제력, 자의식의 상실, 시간개념의 왜곡, 자기 목적성, 내적 동기부여가 조건이라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달리는 동안에 이것들을 의식하면 주의 집중이 떨어지기 때문에 몰입과 멀어진다.
이론적인 면은 달리지 않을 때 흥미롭게 참고하고 달리는 동안에는 신경쓰지 말자. 몰입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실패한 달리기는 아니다. 몰입을 경험한 달리기가 아주 특수한 경우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나오는 달리기 선수들이 겪은 몰입들은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몰입을 의도하지 않았는데 정말 간절하여 전심 전력으로 최선을 다했더니 갑자기 벌어진 일들이었고 그로인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메달같은 경기 성적을 떠나 행복감이라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로 좋은 상태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달리기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더욱 생길 것이다. 꾸준히 러너로 살아가다 보면 그런 선물이 뚝 떨어질 날도 있을 수 있다고 기대해보자.
달리기와 존재하기 / 조지 쉬언
"쉬언은 달리기를 통해 인간의 영혼이 얼마나 경이로울 수 있는지 알게 됐다."
-릭 코스터, <세인트 루이스 글로브 데모크래트>
조지 쉬언은 달리기를 종교처럼 신성하게 여기면서 동시에 놀이처럼 여긴다. 꾸준히 오랫동안 달리는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과 생각들을 멋진 문구들로 표현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달리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10년간 거의 매일 달리고 보니 나는 전에는 그런 게 있는가 싶었던 의식의 차원, 존재의 차원을 경험하게 됐다. 러너에게 달리기란 언제나 관조와 명상의 한 방법이다. 산타야나가 미식축구를 두고 말했듯이 우리 내면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정화하고 비워내는, 구원의 한 방법이다. 몸의 움직임이 마음과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며, 가슴을 통해 무엇이 착하며 무엇이 진실한지 무엇이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달리기가 그 이상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377p]
달리기를 통해 얻는 긍정적인 깨달음과 혼자 달리는 고독 속에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겪은 혼란함과 죄의식, 또한 목적 없는 놀이로서의 즐거움까지 달리기를 통해 느낀 거의 모든 것들을 썼기 때문에 달리기라는 운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할 수 있는 책이다. 꾸준히 계속해서 달리면 단순히 건강에 좋은 운동을 넘어서 내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https://blog.naver.com/imaginek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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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사람>이라는 책도 괜찮아 보이더라 최재천 유튜브에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