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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제목 그대로 정직하게 흘러간다. 생명사를 단세포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천천히 흝어보고, 그 속에서 패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화를 이끌어냈는지를 짚어내며 진행된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전부 설명하기엔 너무 많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파트들만 적어보고자 한다.
'파괴자인가, 창조자인가' 파트는 사이아노박테리아가 이용했던 산소가 맹독성 가스임을 상기시키는 곳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실감하기 어렵지만, 금속을 부식시키고 산화시키며 우리의 노화를 진행하는 산소는 분명 맹독성 가스다. 이런 산소를 사이아노박테리아가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하고 새로운 생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이라고 한다. 게다가 현재 인류의 환경파괴로 인해 산소가 없던 과거의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저자의 관점은 굉장히 역설적이고 흥미로웠다.
'패배자들의 낙원' 파트는 바다에서 패배한 패자들이 새로운 니치(생태적 지위 즉 서식지, 먹이, 생식 시기 등을 뜻함)를 찾아 바다를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빨판장어와 같은 기존의 턱없는 물고기들 사이에서 나타난 갑주어가 생태계를 지배한 것도 잠시, 상어와 같은 대형 연골 어류가 최상위 포식자로 나타났고 약한 물고기들은 강 하구의 기수역으로 도망쳐 살았다.
기수역과 바다의 염분농도 차이, 미네랄 부족 등으로 수많은 물고기들이 죽어나갔고, 마침내 경골어류로 진화하면서 이 역경을 극복했다. 그러나 기수역에서도 강한 물고기는 있었고, 또다시 강 하류, 상류로 쫓겨나기를 반복한 물고기들은 양서류로 진화해 육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끊임없는 진화를 반복한 패자들과 달리 상어는 살아있은 화석이라 불리는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있다. 상어와 같은 살아있는 화석들에 대해서 저자는 꼭 변해야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금이 최고라면 변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진화라고 말한다.
패자는 진화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이끈다, 다만 과거에 남아있는 승자들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저자가 생명사를 보는 관점이 압축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내용이 알찼고, 생명사를 처음 공부하기엔 좋은 선택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치'와 속씨식물의 진화, 포유류의 진화 등 이 리뷰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넘겨버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으니 궁금한 사람은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더불어 이 리뷰이벤트를 열고 먹튀를 염려하셨을 더숲 관계자님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작은 선물입니다
리뷰 잘봤어. 그런데 순서를 잘못기억하고 있는것 같아. 사이아노 박테리아는 엽록소야. 이 친구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뱉어는 와중에 산소를 이용해 엄청난 에너지로 바꾸는 미토콘드리아가 나와.
산소를 이용하는게 아니라 배출하는거였는데 헷갈렸네요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