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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가 안된다. 박살 난 집중력이 돌아와 오랜만에 책을 읽는 것이라 해도 이런 책은 거의 처음인 거 같다. 그나마 비슷한 책으로 죽음의 한 연구가 있지만 내면 독백과 의식의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베르질의 죽음에 비할 바가 아니다. 버질의 죽음은 모호하다. 그래서 나의 최선은 흐리멍덩하게 읽는 것이다. 마침 브루노 슐츠 작품집도 같이 읽었는데(같이 읽기 너무 빡세서 하차) 약간 비약적인 비유를 하자면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은 안개가 매우 자욱하고 초점이 맞지 않는 몽롱한 것이라면 브루노 슐츠는 망원경으로 태양을 바라보는 것 처럼 매우 영롱하다. 


뭔 말이냐. 둘 다 독해가 안된다는 얘기다. 분명 읽었는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베르길의 죽음은 아이네이스의 저자 베르길리우스가 예술, 미학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책이다. 그래서 1권의 대부분은 베르질의 내면 독백과 의식의 흐름이 대부분이며, 문장도 긴데다 철학적(미학적) 탐구에 대한 끊임 없는 물음과 대답이다. 그렇기에 철학적, 관념적 소설인 베르길리우스는 역시 읽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그지 같은 이유는 작가인 헤르만 브로흐가 나치에게 잡혀 죽음이 예언이 된 시점에 쓴 작품이다. 주변 작가들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가게 되었지만 실제 죽음을 앞둔 '모더니스트'에겐 예술을 탐구하는 책을 쓰기엔 더할 나위 없는 명분이었다.


이 책을 읽겠다는 약속 아닌 약속이 벌써 반년이 넘었다. 아직 1권 절반도 못 읽어서 후기까지 쓰기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어쨌든 나의 모자란 독해력과 지식으로는 리뷰까지 쓰기엔 힘들거 같다. 내가 유일하게 읽으면서 잡아낸 내용은 시인은 천상과 현실을 잇는 중간에 있는 자인 것을. 이렇게 독중감을 써야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읽을 거 같아서, 원래도 조잡했지만, 더 조잡한 독중감을 남긴다. 



+ 너무 어렵다고 쓴거 같은데 읽는데 짜증이 날 뿐이지 문장 읽는 맛도 있고 나름 흥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