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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꿈꾸는 독붕이(22살, 공익, 모솔병신아다)....


돈이 없는 탓에 서점 가는 대신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데


전날에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최후의 질문>을 읽고


갑자기 뽕이 차올라 아무 SF가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수많은 책이 진열된 서고에서 어떻게 내가 원하는 SF를 찾겠는가?


그렇기에 자랑스런 독붕이로서 '독서 갤러리'로 들어와 SF를 검색하던 도중


한 소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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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워낙 유명하기에 제목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한국 문학에 가지고 있는 막연한 편견 탓에


차마 읽을 엄두가 안 난 독붕이..


하지만 작가를 꿈꾸는 자로서 어찌 편식을 할 수 있겠는가?


예전에 젊은 작가상이나 여러 단편집을 보며 델 데로 데였지만


그래도 김초엽 정도로 유명한 작가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인싸들이 너도 나도 볼 정도면 분명 뭔가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위풍당당하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대출해서 읽었다


그래서 결론부터 얘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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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였다


인싸 출판사 씨발놈의 씹새끼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보기 좋게 낚였다


씨발 내가 기대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SF답게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같은 무언가를 바랐는데


씨발... 갑자기 누군지도 모르는 놈에게 편지 보내는 걸로 시작하질 않나


행성에 불시착해서 외계인이랑 슬로우 농경 라이프 찍는 걸 보여주질 않나


아기 뇌에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고지능체가 있다고 하질 않나...


씨발... 아니 이건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이지


도라에몽처럼 스코시 후시기(すこし・不思議)가 아니라고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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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몇몇 단편은 그나마 볼 만한 수작이었다


사실 SF란 게 판타지니까 현실성이 없는 건 크게 문제가 안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에 SF로 농경 라이프 찍는 걸 보여주면 안 된다는 법도 없고


오히려 그런 신선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데


바로 '전달력''객관성'의 상실이다


이게 뭔 말인지 읽어본 독붕이들은 알 텐데


가령 <관내분실>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날 퇴근해서 집에 가자마자 엄마의 유품 상자를 꺼냈다. 엄마가 죽은 이후에 현욱이 보낸 상자였다.



읽어본 독붕이는 알겠지만 여기서 현욱은 아버지를 뜻한다


그런데 바로 <관내분실>이 시작되는 221p부터


위 구절이 나오는 250p까지


현욱=아버지라는 정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유품 상자를 보낼 사람이 아버지밖에 없으니


작가가 일부러 이 부분에서만 아버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현욱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서술 뿐만 아니라


전개, 소재 등 다방면에서 이런 사소한 문제점이 보이는데


처음 나오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단편에서


'나'(일부러 이름 생략하고 '나'로 적었음)가 찾고 있는 '그녀'에 대해


'나'의 협력자가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100년도 전의 사람이야. 그리고 바로 그녀가 이 악몽 같은 세계를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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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같은 세계?!?!?!?!?!?!




그냥 구린 동네도 아니고 악몽 같은 세계라니....


뭐 이 세상이 디스토피아라도 되는 건가?


도대체 얼마나 끔찍한 곳이길래 이곳을 악몽 같은 세계라고 하는 거지?



























도시의 중심부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번화한 곳이었는데 매일 밤 쇼와 파티가 열렸다.


외곽에는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살았고 그들은 도시 중심부에 가져갈 물자와 먹을 것을 만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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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저게 끝이다


'악몽 같은 세계'에 대한 묘사는


놀랍게도 저게 끝이다.


차별이 만연하고 사람들이 방탕하게 노는 세계


물론 안 좋은 세계라고 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여기가 왜 '악몽 같은 세계'인지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거다...


'나'가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뺨을 맞는다던가


개조인과 비개조인으로 나뉘어 차별이 극심하다던가


분명 그런 요소가 있지만... 대충 몇 줄로 넘기고 퉁쳐버린다


심지어 저 '악몽 같은 세계'는 마지막 주제랑 깊은 연관이 있어서


가볍게 퉁치고 넘어가도 되는 게 아니었다






그나마 변명의 여지는 조금 있는데


아마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첫작인 탓에


곳곳에 미숙함이 드러났던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타이틀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단편에 걸맞은 깔끔한 기승전결


깊이 생각할 여지가 많은 주제


개성 있는 캐릭터 등등


같은 작가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다음 단편인 <감정의 물성>은 기대하며 읽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감정의 물성이란 사람의 기분을 바꿔주는 신기한 돌멩이라고 한다


무슨 향수 같은 냄새가 나서 사람의 감정을 '기쁨'이나 '슬픔' '분노'로 바꾼다고 하는데



어...? 이거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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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읽다 보면 중간에


이 감정의 물성에 실제 마약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나중에 식약처에서 뒤늦게 이걸 찾아내는데


상식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바꾸는 물건은


약물밖에 없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약 성분이 들어있는 게 아닌지 의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공을 포함한 모두가


기껏해야 폴라시보 효과다, 라면서 넘기거나


정말 효과가 있다고 굳게 믿을 뿐이지


약물 성분이 들어있는 건 아닌지 의심조차 안 한다는 거다


차라리 이게 완전 SF면 모르겠는데


작품에서 실제 대한민국에 있는 어느 사이트를 언급하는 걸 보면


현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임에도 이런 개연성을 보여준다는 거다






그래도 뭐, 작가가 일부러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건 흔하니까


이것도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진짜 문제는 처음에 언급한 <관내분실>이라는 단편에 있었는데


페미니즘이니 그런 거 다 집어치우고


다음 구절을 한 번 보자


'지민'이라는 주인공이


아버지 '현욱'에게


어째서 엄마 '은하'의 마인드(정보를 복제한 사본)를 찾지 못하도록 한 거냐고 따지는 장면이다


(부탁.이 << 왜 금지어임 씨발)



지민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건 네 엄마의 부탁.이었다."


현욱이 말했다. 지민은 무어라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원래는 마인드를 남기는 것도 완강히 거부했어."


현욱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어차피 의식이 남는 건 아니라고 설득했지. 마인드를 남기는 대신 너희 엄마는 세상에서 잊히는 걸 조건으로 건 거다. 그게 마지막 부탁.이었으니, 그대로 해줬을 뿐이다."


현욱이 그녀를 자식들의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대한 적이 예전에는 있었을까. 있었더라도 그건 아주 오래전이었을 것이다.


"저는 엄마를 만나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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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없도록 일부러 길게 가져왔다


직접 한 번 읽어보자, 밑줄 친 저 문장이 전후맥락에 맞다고 생각하는가?


위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향해 폭언을 했다던가


아니면 어머니에 대해 안 좋게 말했다면 모를까


갑자기, 정말 갑자기 저 문장이 나오니까


거부감 이전에 내용 자체가 이해가 안 되었다


심지어 맥락뿐만 아니라 설정조차도 엉성한데


<관내분실>에선 죽은 사람의 마인드를 저장하는 도서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마인드는


책에 붙어있는 라벨처럼 인덕션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일종의 태그인 셈인데...


문제는 그걸 일개 고객 or 손님인 아버지가 지웠다는 거다.


도서관에 근무하는 담당 직원들은 그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로 말이다


물.론


주제 전달을 위해 작위적인 설정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에


어떤 극적인 방법으로 어머니를 찾을 때 나오는데


거기서 정보 처리 화면에


어머니의 이름인 '김은하'가 나온다는 것이다


김은하.


김.은.하.


김...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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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씨발


아버지가 정보를 다 지웠다고 했는데


멀쩡히 이름이 출력되지 씨발?


이름도 인덕션이라고 처음에 언급하지 않았나?



그리고 이름이 마인드에 저장되어 있으면 왜 처음부터 그걸로 찾지 않았지 씨발?



도대체 씨발 시스템이 얼마나 개판이길래


직원도 아닌 일반인이 정보를 맘대로 수정하질 않나


그게 로그로도 남지 않아서 직원이 모르질 않나


뻔히 있는 이름을 검색하지 못해서 이야기 내내 헤매질 않나


핍진성은 씨발 느그집 개에게 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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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여기서 더 까려면 얼마든지 깔 수 있겠지만


그래봐야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을 테니 그냥 여기서 마치겠다


어쨌든 결론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나온 거의 모든 단편이


전달력 혹은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왜 거의 모든이냐면, 마지막 단편은 안 읽었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말한 단점하고 별개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확실히 요즘 트렌드를 겨냥한 작품이다


요즘은 코로나 영향 탓인지


자극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보다


힐링, 감성 등 잔잔하고 얕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실제로 최근 유행한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만 봐도


갈등은 거의 없는 수준이고


순간순간 장면을 통한 힐링, 감성에만 주목하니


(혹시나 말하지만 우영우 1화만 보고 때려침)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베스트셀러가 된 건 우연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책 반납하고 아이작 책이나 찾아보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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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