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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지독하게 관념적이고 철저하게 사변적인 소설이다.

=> 내 취향은 아니다.


결국 작가가 이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의미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고,

그 답은 뻔하다면 뻔하게도

자아/개성이라는 거짓된 분별이 야기하는 욕망/집착에서 벗어나

삶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한껏 꾸며낸 모순 덩어리 상태의 자아라는 탈을 쓴 채로,

그 자아가 유발하는 결코 채워지지 못할 헛된 욕망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된 존재다.


따라서 이걸 넘어서라는 조언은

그걸 넘어선다면 그건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를 넘어선

열반에 이른 부처거나, 혹은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시가 되라는 것이기에

의미있는 해답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이성을 버리고 들어간 환상극장의 클라이막스 부분 역시

막 나가는 설정과 장면이 역설적으로 이성적으로 계산되어 있는 장치/구조인게

너무도 뻔히 보인다는 면에서

그리고, 결국 유머를 가져야 한다는 납득 가능한 결론을 말하고 있음에도

하나도 유머러스하지 않게 쓰여진 소설이라는 점에서

전체적인 소설의 완성도 역시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의 명성과 능력을 고려할 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