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성실한 독서광이었다면 진작에 알았어야 했는데, 일단 우직하게 내 사상을 미는 걸로는 택도 없었음. 예심은 잘 넘어갔음. 그게 희망고문이었나 싶음. 그거 개나소나 다 하는 건데.

여러 번 실패하고 다른 등단작들 하나하나 읽어보니 도저히 순문학 고집할 수가 없겠더라. 순문학 쪽 등단작들은 기본적으로 사상적 지향이 거의 비슷했음.

그래서 SF 장르소설로 비틀어서 투고했는데 역시 예심은 통과했으나 본심 광탈. 그리고 그 해는 김초엽의 해였음. 솔직히 출판사가 원하는 쪽에 어느 정도 맞춰주는 거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때려죽어도 한국남자야붕이라 한계가 있었나봄. 그 이후로 그냥 다른 벌이 준비했고, 정말 쓰고 싶은 게 생기면 독립출판 하기로 마음 잡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