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학창시절 오도짜세 기합으로 지구의 자전을 멈추는 판타지 부류가 유행했던 탓에(실화)

호빗들 나와서 그깟 눈깔사탕 하나 못조지는 게 어찌나 보잘것 없어 보였던지

명작이란 건 아는데 이상할 정도로 손에 안갔고, 황금가지판 반제는 번역이 딱딱하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이 안 읽다가, 나중에 나온 씨뿌사 반제는 읽을 기회가 없어 안 읽었었다. 사는 게 바쁘다보니.

아주 예전에 도서관에서 무심코 집어든 지루하기로 유명한 실마릴리온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 기묘하고 재밌는 경험을 해서 어느 정도 세계관의 이해는 하고 있고, 영화판 반제로 인해 내용은 대강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여튼 당근에서 씨뿌사판 반제를 만원에 팔길래 사서 어제서야 펴봤는데, 두시간 순삭.

본인이 쓴 서문에서 제발 작품을 작품으로 보라고 써놨지만, 그 말은 자꾸 사회적으로(반공) 종교적으로(기독교) 모든 이야기를 몰고 가서 그런 말을 쓴거 같구, 내 생각에 반지는 어떠한 상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사용자를 투명하게 만들면 그의 행동은 오직 양심에 맡긴 어떤 것이 된다. 감시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사람들의 행동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반지는 그러한 상태가 되도록(반지 끼도록) 자꾸 유혹을 하고, 세뇌한다. 감시가 없어지는 것이 곧 악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아닐지.

또한 반지는 영생을 준다. 노쇠한 자는 오만을 버리기 마련이다. 버리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나오는 영원을 사는 고상한 엘프들 중에서도 오만함으로 어리석은 짓을 벌이는 자들이 많다.

정리를 하면 소지자를 가장 악해질 수 있는 상태(영원한 젊음)로 만들고 사용자를 가장 악에 휘둘리기 좋은 환경에(투명) 노출시킨다.

그리고 그것의 운반자는 평범한 인간들을 상징하는 듯한 호빗이다.
  
따라서 톨킨은 지독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짜여진 인간의 삶은 오만에서 시작되는데 오만은 자신의 조건이 가장 최상일 때 강하게 발현된다.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사람은 추한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기 마련이나, 막상 그런 부분을 지적받으면 착한 척 하느라 유난떨기 일쑤다. 따라서 악의 완성은 위선이라 할 수 있겠다. 오만에서 위선까지 이어지면 그것은 악이 분명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 톨킨이 말하고자 했던 바는 누가보든 안보든 좀 다른 사람들 배려하고 가엾게 여기고 살란 말이 아니었을지. 간달프가 말했듯 본인이 반지를 사용하는 유일한 경우는 '동정심'이 동했을 때 뿐일 거라고.

길로드라는 엘프 만나는 부분까지 봤는데 독중감 남겨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