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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이 넘는 인터뷰가 힘들 법도 한데, 80대 노배우의 눈동자는 오히려 총명해졌다. 20살 때부터 62년간 한 해도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펼쳐온 국민 배우 이순재. 그는 요즘도 두 가지 연극을 왔다 갔다 하며 자신의 암기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대사를 외울 수 있을 때까지는 연기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오랜 기간 동안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으니, “책을 많이 읽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요즘은 전부 스마트폰만 두들겨서 답만 찾으려 한다”며 “책을 읽어야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과정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고 독서의 힘을 어필했다. 그의 서재에는 다양한 분야의 낡고 오래된 책들이 여기저기 손 가는 대로 꽂혀 있었다.



“책과 배우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공통점이 아니라, 책은 배우한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에요. 연기라는 것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밑바탕 되어야 하니까요.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작품을 썼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문학성은 어떤지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해 깊은 분석을 하는 거죠. 개인적으론 러시아 극 작가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배우에게 책은 꼭 필요한 친구라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직업에 귀천이 분명했어요. 판사, 검사, 의사, 교수, 공무원은 좋은 직업, 저희 같은 딴따라(배우)는 기피하는 직업이었죠. 제가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도 주변에서 모두 말렸어요. 하지만 목적과 의지만 있다면 직업의 귀천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를 반대하시던 아버지도 제 굳은 결심을 들으시곤 한마디 하셨어요.

“그래. 앞으로의 세상은 무엇이든지 일류가 되면 밥은 벌어 먹고살지 않겠냐”라고요. 저는 배우를 하면서 결혼도 했고 국회의원도 했고 지금도 연극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어떤 직업이든 마음만 먹으면 ‘소셜리더(socialleader)’가 될 수 있는 시대예요. 그럼 이 사회는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사회가 아니겠나 그런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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