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즈시대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그림자니 아메리칸드림이니 그런거 모르고 읽어도 아름답고 애잔한 소설이라고 나는 생각혀
개츠비는 데이지라는 졸귀녀한테 삘꽂혀서 다시 데려오라고 온갖 짓거리를 하면서까지 부자가 됨
근데 데이지는 사실 와꾸가 잘나고 타고나기를 남자 마음 살살 녹이는 법을 아는것뿐 인생을 올인할 가치가 있는 여자는 전혀 아니거든
근데 개츠비는 인생을 데이지한테 꼬라박지. 결국 지 목숨까지 걸고. 객관적 가치랑은 무관하게 풀매수 걸어버리는거거든. 여기서 일단 예술점수 +10
그렇다고 데이지가 포레스트검프의 제니년처럼 진짜 제대로 미친년인가?
그건 또 아님. 사실 따지고 들면 잠깐 만난 전여친 못 잊고 범죄 가담해서 큰손 된 다음에 찾으려고 파티 열어제낀 개츠비가 중증 망상 환자지.
개츠비한테 잠깐 혹할 수는 있어도 얼굴 김치만두 되면서 씨뻘게져가지고 사랑을 갈구하는 전남친 거르고 좀 나쁜 새끼여도 지 남편한테 돌아가는건 당연한 귀결임
그리고 이 소설의 핵심은 닉이라는 얼빵한 짜식을 화자로 설정했다는건데
인마는 청운의 꿈을 안고 뉴욕까지 오지만 적응을 못하는 놈이란 말이지
적당히 잘사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렇다고 갑부는 아닌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놈임.
낭만은 다 뒤져버리고 객관적 가치랑 위선만 남아버린 타락한 시대가 좆같지만 정작 거기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는 놈이지
우리 대다수의 초상이란 말이야
이렇게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사는 얼빵하고 순진하면서 적당히 약고 닳아버린 놈 눈에 개츠비가 어떻게 보이겠냐?
한심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데이지 입장에서 보면 사실 무섭기도 하지만 어쨌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뭔가에, 그게 값어치가 있는지 어떤지 재보지도 않고 떡락이 확정된 시점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똘끼가 멋있어 보이지 않았겠냐.
그래서 개츠비는 위대하다. 나는 그래서 이 소설이 좋다.
개츠비는 유난히 과거에 집착하는 인간임. 단순히 데이지 자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데이지가 있다면 (1차 세계 대전 이전의) 아름다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망상을 하는 거. 대놓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대사를 하기도 함
이건 피츠제럴드의 모든 소설에 깔린 테마인듯. 데이지 자체를 사랑했다기보다 일종의 상징을 사랑한걸지도 모름. 둘이 도망갔으면 잘살았을까? 아마 아닐듯. 난 그럼에도 그런 과거에 대한 집착이랑 그여자에 대한 사랑이 애당초 무자르듯 분리되는건 아니라고 보고 그래서 개츠비가 멋진놈이라고 봄. 이 소설 마지막 문장도 그래서 멋있는거고
난 위대하다는 표현 자체가 일종의 반어법처럼 느껴지던데. 개츠비랑 작가 본인(피츠제럴드)이 굉장히 유사한데, 피츠제럴드 성격에 본인을 위대하다거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임.
개츠비의 본질은 결국 범죄자기에 피츠제럴드는 개츠비에게 마땅한 처벌을 내릴 수밖에 없었음. 불가능을 도전하는 개츠비를 향한 조롱이라고 봤음 난.
작가만큼 작가를 혐오하는 사람도 없고 작가만큼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고 하지. 자조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을지언정 반어적인 조롱조의 표현은 아니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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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들은 오히려 이새끼 소름돋는 집착남이라고 싫어하더라
여자들이 좋아하는 부류는 아님ㅋㅋ 여자쪽에서 서술하는 바가 하나도 없음 데이지는 그냥 장치일 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