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망상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밥 먹으면서 망상하다가 혼자 웃기도 하고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즐거워해요.

이런 기질 덕분에 저는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우주다" 라는 한줄의 묘사로도
충분히 광활한 우주를 상상할 수 있고

이별을 겪은 인물이 아무말도 없이
술을 연거푸 마셔대는 묘사만으로도
그 비참한 심정을 잘 알 것 같거든요.

오늘도 길을 가다가 망상을 즐겼습니다.
'만약 내가 길고양이라면 자동차를 생물로 받아들일까?'

고양이가 되어 주차된 자동차를 이리저리 할퀴어보고
갑자기 시동을 켜고 출발하는 자동차에 겁도 먹고
고양이 탐정이 되어 자동차가 생물인지 아닌지
열심히 조사해보는 그런 망상을 하며 싱긋이 웃었지요.

그러다보면 나만 이런 상상을 좋아하는건가
다른사람들은 어떨까 몹시 궁금해집니다.

그러면 이제 소설이 즐겁습니다.
다른 사람이 상상을 통해 만들어 낸 세상을 구경할 수 있잖아요?

제가 현대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 아닐까싶어요.

나랑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상상을 들여다보고 싶은거죠. 물론 고전도 훌륭합니다만 너무 오래전 사람들의 상상 속 세계는 좀 어려울 때가 많아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