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취미가 무엇인가요? 최근 들어 이 질문에 독서라고 대답하면 대화가 툭툭 끊기곤 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공통적인 화제로 삼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대화란 공통된 화제를 탁구처럼 주고받아야
원활하게 흘러간다.
가령 영화라면
A : 00배우 잔혹한 연기가 좋았어요
B : 그러니까요. 00배우 C라는 영화에서 로맨틱했었는데. 연기 스펙트럼이 넓네요
A : 맞아요. 이번에 C 영화감독이 D라는 영화 만들었던데. 곧 개봉한다는데 같이…
B : 싫어요
뭐 이런 식으로 대화가 흘러가지만 독서는 다르다.
A :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B : 아… 제가 책은 요새 잘 안 읽어서
대화가 잠시 단절되거나
A : 취미가 독서입니다.
B : 우와
어쩌면 내가 읽은 책을 물어보기도 한다. 대답하면 돌아오는 말은 비슷비슷하다. 재밌겠네요. 다음에 읽어볼게요. 하지만 내가 말한 책을 읽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독서 대신 넷플릭스, 영화, 운동이라 말한다.
가끔은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독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러면 독서 모임에 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
맞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주인공이 독서모임에 나가는거로 시작된다
줄거리 : 독서 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이야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의 내용은 간단하다. 주인공이 독서 모임에 가입한다. 그런데 이 모임 독특하다.
여기 사람들이 죄다 독서 중독자란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다행히 주인공은 그리스 비극을 좋아한다고 대답해 독서 모임에 들어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독서 모임이라는 주제로 만화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심지어 유명한 책을 골라서 리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런데도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흥미롭다. 특히 독서와 가까운 사람이면 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쿡쿡 공감대 건드리기
학창 시절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다. 어떻게 지내느나고 안부를 묻다가도 결국 대화 화제는 돌고 돌아 학창 시절 때로 흘러간다. 했던 이야기 같고,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왜 이야기가 재밌는 걸까? 바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독서가들의 공감대를 쿡쿡 건드린다. 첫번째는 독서팁이고 두 번째는 독서중독자들의 인간적인 모습이다.
1.독서팁
1) 저자를 보고 좋은 책인지 판단하는 방법
2) 주석에 신경쓰지 않기
3) 완독에 신경쓰지 않기
2. 인간적인 독서중독자들의 모습
독서 모임 중독자들의 독서에 대한 사랑은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진하다.
그러나 이런 중독자들이라도 한없이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1) 연극 주제로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상황. 그런데 의견이 제각기 갈려 타인이 고른 비극을 가차 없이 까 내린다.
참고로 이 사람 남자다
2) 모임에 마들렌을 들고 와버렸다. 마들렌은 악명높은 프루스트의 책을 떠올리게 한다.
문제는 중독자들도 프루스트는 읽지 않은 책이라 섣불리 말을 꺼냈다간 없는 지식이 탄로 날 수 있는 상황. 이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재미 : 같은 주제를 공유하면서 생기는 소소한 즐거움
이 만화가 주는 재미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나는 같은 주제를 공유하면서 생기는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포츠를 보는 까닭은 경기가 흥미로워서만은 아니다. 그날 경기의 열기, 함성, 승리의 희열과 패배의 좌절을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팬들도 같이 즐기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공연, 음악을 포함한 다른 주제도 마찬가지다.
영화 속 메타포의 해석. 영화를 찍다 배우의 감정선이 달라진 비하인드 이야기. 첫 만남에 어색함을 풀려고 아재 개그를 선보인 배우 이야기.
음향기기가 좋지 않아 가수가 무반주로 부른 노래. 앵콜곡을 많이 불러 간신히 막차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
이러한 모임에서는 사소한 내용일지라도, 같은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면, 흥미로운 주제로 탈바꿈된다. 나와 다른 장소에 있고, 살아온 과정과 시대가 다를지라도, 같은 주제로 뭉칠 수 있다는건 놀랍지 않는가.그러니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온,오프라인 모임은 관련된 주제에 따라 감정이 들썩일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금욕의 무라카미 하루키
천수를 누린 미시마 유키오
필독서 율리시스
몇 개 되지 않는 단어. 이를 보고 어느 모임에서 입술을 씰룩씰룩 했을까 유추해보자
줄어드는 독서량, 각별해지는 공감대
공감대는 고립된 상황일수록 각별하게 느껴진다.
나 홀로 대학교 입학식 혹은 신입사원 연수에 갔을 때.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을 만나면 그토록 반가울 수가 없다.
작년 기준 성인 독서율은 47.5%. 성인 둘 중 한 명. 책을 1년 동안 한 권도 읽지 않았다.
무작위로 성인을 붙잡고 책 이야기를 한다면 절반과는 할 말이 없으니 다른 주제로 화제를 바꾸는 게 낫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처음으로 50%보다 내려갔다고 하며, 더 하락할 전망이다.
책 말고도 즐길 콘텐츠는 사방에 널려 있다. 글보다 그림과 동영상을 선호하는 시대다. 독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취미로 보인다.
앞으로 책 읽는 사람은 더더욱 찾기는 어려울 것이고,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녹아가는 빙하 때문에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처럼 독서가는 사회 속에서 고립되고 있다.
주변에 독서 취미를 가진 사람이 없다면 하지 못하는 소소한 이야기, 일상적인 상황에 쉽게 꺼내지 못했던 철학적인 주제. 하고픈 말을 들어줄 사람이 적으니 입은 닫고 마음속에 담을 뿐이다.
책을 읽는 사람을 이방인으로 보는 세상. 그렇기에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내게 해외에서 생활할 때 들리는 한국어처럼 각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보고 공감하고 소소하게나마 웃음 지을 수 있었다.
꼭 봐야 한다. 이런 부류의 책이라고는 답하기 어렵다. 오히려 고속도로에 가다가 중간에 보이는 휴게소처럼 잠시 쉬어가는 느낌에 가깝다.
그럼에도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독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미약한 글솜씨로 추천의 글을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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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재밌네 책날개 극공ㅋㅋㅋ
미친...독갤러가 그린 만화인가;; 아니 그보다도, 한국에도 샬케팬이 있었단말인가!!!
오 꽤 끌리네 ㅋㅋㅋㅋ
개웃기네 ㅋㅋㅋㅋㅋ
재밌네 ㅋㅋㅋㅋ 개추준다 - dc App
ㅋㅋㅋ책날개
이거 완전...여기 얘기잖아
철학 떡밥 굴리는 거 딱 독갤이네ㅋㅋㅋ
ㅋㅋㅋㅋㅋ이거 연재당시 독갤에서 인기 많앗숨ㅋㅋㅋㅋ - dc App
진짜 미친놈들이네 이거
어떻게 사람 이름이 사자 고슬링... K-겉절이를 떠올리게 하는 네이밍센스로군
재밌어보인다 - dc App
그리고 개차반같은 결말
솔직히 이 리뷰가 저 책보다 재밌다.. 저 책 그냥 쭉 봤는데, 진짜 재미없더라...ㅠㅠ
연재 때도 여기선 인기 많았는데 결국 독자가 적어서 작가가 기획한 분량은 다 그리지도 못하고 완결되었지. 독붕이들의 하찮은 영향력이란...
ㄹㅇ이냐? 사실이라면 씁쓸하군 - dc App
독갤이니까 그나마 공감하고 호응하는거지 일반인이면 저게 도대체 무슨 쌉소린가 싶을거야
잘썼네. - dc App
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