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방방곡곡을 나다나면서 썼다고 하는 집필 배경이나, 당시 문단의 사조가 어땠고, 이 작가는 반환점에 있었다느니,소설 화자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 이 사람이라느니, 하는 작품 외재적인 요소들이 감상에 있어서 유의미하다고 보냐?

물론 그 글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외재적인 감상은 천편일률적이고 일방향적인 감상을 촉구하는 짓거리 아니냐?

교수가 "이 작가는 어릴때 불우한 환경에 처해 이런 비극적인 소설을 썼고 어쩌고"라고 했다면 너는 저걸 접한 뒤로 "이 작가는 매우 가난한 환경에 있어서 이런 글을 썼군요" 따위의 감상을 하는 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

아 물론 "이 작가가 불우했기에 이러저러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는 식의 확장이겠지
근데 그건 <불우한 작가의 주제에 대한 스탠스>에 너무 맞춰진 견해잖아. 너는 어떤 글을 보고 "이 글의 주제는 이러이러하네요"라며 주제를 밝힐 수도 있지만

글의 호흡은 어떻고, 인물은 어떠어떠하며, 이 글의 비유 스타일은 좀 이러하고, 피상적이고, 심오하고, 이율배반적이고...
심지어는 내용이 좆같을 수도 있고,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고

다양한 생각 그대로의 판단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런 틀에 박힌 표현론적 글을 늘여놓는 건 좀 지루한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