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청포도>
이육사(1925~1942) | 의열단 가입, 독립운동 전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 3년간 옥고를 치름. 시 '혼'을 '신조선'에 발표 시작 활동함. 신석초, 윤곤강, 김광균 등과 동인지 '자오선' 발간 1942년 중국 북경에서 독립운동혐의로 피체, 북경 감옥에서 옥사. 저서로는 <황혼의 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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