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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작품은 새뮤얼 리처드슨이 과거 친구에게 들었던 실화에 기반하고 있음. 실화 기반이고 첫작품이라 남녀가 맺어지는
결말 등 어느정도 타협한 부분이 있음. 독자와 전혀 타협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한 작품은 이후에 나온 클라리사 할로
1740년 영국 사회 그 자체를 반영하고 있음 지금 기준으로 바라보면 전 서울시장 이야기에 불가하니 신분제가 공고하던
18세기 영국 사회를 고려하면서 읽어야함. 한국으로치면 고려시대 문벌관료 외아들이 자기 집 몸종을 정실부인으로 들이는 이야기임
일본만화 엠마나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영국 계급사회를 당대 사람이 훨씬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됨
2. 남주인공인 스콰이어(지주) B씨는 이몽룡과 변학도를 합쳐놓은 인물임
지금 기준으론 그냥 범죄자지만 작품속에서 오히려 주인공 파멜라를 힐난하고 주인공 파멜라는 순결은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하다며 사정할 뿐 자신은 아무 잘못없고 전부 당신이 잘못했다는 말은 하지 않음
파멜라의 아버지도 딸을 그렇게 아끼지만 딸의 순결을 노리는 B를 직접적으로 원망하거나 달려들지는 못 함
개심한 이후의 B는 오히려 엄청나게 큰 희생(평민 하녀를 정부가 아닌 부인으로 맞이하는)을 치르는 걸로 그려짐
신분제가 공고하고, 상위 신분과 아랫 신분이 사실상 다른 세계 사람인 18세기 영국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
3. 문학적으로 보면 중년의 인쇄업자가 여성의 심리의 정말 세밀하게 잘 표현하고 있고 신분과 출신별로 다른 언어들이 굉장히 생생하게
살아있음. 신앙심 깊은 농부 딸과 거리낌 없는 성격의 여관주인 출신 가정부가 사용하는 언어의 대비라는가, B나 그의 지인들 같은 상류층의
완곡어법이나 특유의 유머도 인상 깊음
예를들어서 서로 정말 사랑하게 된 이후 B가 파멜라의 허리를 잡으면서
"여기 형태가 너무 예쁘군! 이 형태를 잃는다면 유감일 거요. 그러나 내 사랑하는 파멜라, 이 형태를 잃는 것 외에는 내 행복이
완전해지는 데에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오!"
아이를 고대하는 마음을 저런식으로 표현하는데 이런 고풍스런 말투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 읽어볼만 함
4. 현실적인 부분도 많이 다르고 있음. 2권 초반에 남녀는 사랑으로 맺어지고 이후로 B가 파멜라에게 상류층으로 살아가기 위한
생활양식을 상세하게 가르치는 대목(불시에 손님이 찾아와도 절대 싫은티 내면 안된다 등등)이 이어지는데 18세기 영국 상류층의 생활방식과
매너를 엿볼 수 있음
B가 상류층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부분(사실 작가의 견해겠지)도 있는데
1740년 소설이라 남성중심이지만 21세기 독자는 충분히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적용해볼수 있을거고
그러면 지금도 시사하는 부분이 많음. 이 부분에서 작가의 표현이 꽤 우아한 것도 맘에 들었음
5. 번역본으로 900페이지짜리 소설인데 한국어 번역본 2권 초반까지는 끊임없이
같은 패턴(순결을 노린다 -> 저항한다 -> 다른 방식으로 순결을 노린다 -> 저항한다)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걸 못 참아내는 독자에겐 굉장히 지루할 것.
서로 사랑하고 난뒤에는 B나 주변인의 파멜라 찬양타임이 또 한참 반복되어서 역시 지루할 수 있음
가장 재미있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부분은 B의 누이가 난입하는 부분. 왜 사람들이 막장을 좋아하는 알 수 있음
6. 1년만에 5쇄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소설이었는데 톰 존스의 저자 헨리 필딩은 리처드슨에게 굉장한 열등감을
느꼈음. 급기야 파멜라는 가명이고 사실은 홍등가에서 자란 교활한 기회주의자이자 음탕한 창녀 섀멀라였다는 중편 섀멀라를 출간해서 소설가 데뷔
모리스 르블랑이 코난 도일에게 한 것보다 훨씬 질나쁜 공격이었음
필딩의 두번째 소설인 조지프 앤두르스 역시 파멜라의 패러디물인데 내가 아직 톰 존스를 안읽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필딩보단 리처드슨이 훨씬
세련된 소설가 같음.
7. 리처드슨이 지주와 하녀와 결혼하는 파멜라를 써서 계급의 붕괴를 조장한다고 맹렬히 비판하고 패러디물로 능욕까지했던 헨리 필딩은
가난한 자신을 묵묵히 보살피던 아내가 병사한 뒤 14세 연하 시녀를 임신시키고 결혼함
김동인같은 새끼야. 아무리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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