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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겐의 노래』
우리는 얼마나 자주 친구들이 사소한 일로 다투어 서로 의가 상하고 절연에 이르는 경우를 듣고 보았던가! 『니벨룽겐의 노래』는 바로 이 다툼이 극단에 치달게 되는 이야기이다.
『니벨룽겐의 노래』는 대략 1200년경 쓰여진 독일의 기사문학이다. 하지만 그 기원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장에서 처음 지크프리트가 등장할 때 하겐은 그의 영웅적 업적을 소개하는데, 이는 북유럽의 여러 에다에 시구르드의 업적으로 나온다. 2부의 부르군트족의 멸망 또한 고 에다인 『아틀리의 노래』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이 에다에서는 구드룬은 아틀리가 죽인 형제 호그니와 군나르의 복수를 결심한다. 그녀는 아틀리의 아들을 죽이고 그 심장을 구워 그에게 대접하고, 술에 취한 아틀리를 찔러 죽이고 궁전에 불을 질러 모두를 죽인다. 이 구드룬은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크림힐트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러한 전설을 취합하여 하나의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고, 보름스의 부르군트 왕국이 훈족에게 멸망한 사실 등 실제 역사와 융합하였다. 이러한 기원이 이 책을 일반적인 기사도 문학과 다르게 만들었을 것이다. 중세의 문학에서는 보통 정중하고 절제된 행동을 강조하는데 이 책에서는 오만과 분노, 증오, 원망과 복수심 등 부정적이고 강렬한 감정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 시의 마지막 연에서는 “나는 여러분에게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기사들과 여인들과 기품 있는 종자들이 그들의 소중한 친구들의 죽음을 슬퍼했다는 사실이지요. 그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게 되는데, 이것이 니벨룽겐의 슬픔이라는 것입니다.” 라고 마무리된다. 이 책은 니벨룽겐, 즉 부르군트족의 멸망과 크림힐트의 복수가 중심이기 때문에 『니벨룽겐의 슬픔』 혹은 『크림힐트의 책』 등을 제목으로 하는 판본도 있다.
크림힐트가 자신의 형제와 모국의 여러 영웅들을 죽일 정도의 거리낌 없는 복수는 처음 브륀힐트가 입은 상처에게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터는 지크프리트의 도움을 받아 이슬란트의 여왕 브륀힐트를 아내로 얻게 된다. 그녀는 왜 군터의 동생 크림힐트를 종신인 지크프리트에게 격에 맞지 않게 시집보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처음 브륀힐트의 궁정에서 지크프리트가 자신을 군터의 종신으로 거짓 소개했기 때문에 오해하는 것이다. 군터는 이에 답을 주지 않자 그녀는 이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동침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군터는 지크프리트의 도움을 받아 그녀는 제압하고 강제로 취하게 된다.
이때 해결되지 않았던 의문으로 후일 그녀는 크림힐트에게 군터의 지위가 지크프리트보다 높다고 주장하고 둘은 언쟁을 벌이게 된다. 크림힐트 또한 격분하여 브륀힐트를 ‘종의 첩’이라고 매도하는데, 지크프리트가 그녀에게 브륀힐트에게서 빼앗은 반지와 허리띠를 준 것으로 인해서 지크프리트가 그녀를 먼저 취했다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서로의 상처가 더욱 벌어졌지만 치유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군터는 지크프리트가 결백하다며 그의 맹세를 받지도 않고 비난을 거두며, 여전히 첫날밤의 비밀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브륀힐트는 하겐에게 자신의 슬픔을 호소하고, 하겐은 지크프리트를 죽임으로써 복수하지만 크림힐트에게 큰 상처를 준다. 또한 지크프리트의 결혼 예물로서 그녀의 소유인 보물을 빼앗아 강에 수장시켜 버린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치유해줄 사건이 일어나지 않자 마지막에는 그 모두가 파멸하고 만다. 에첼의 궁정에서 크림힐트의 음모로 싸움이 벌어지자 하겐은 에첼과 크림힐트의 아들을 죽인다. 이에 분노한 에첼이 뤼디거를 보내지만 그 또한 죽게 된다. 뤼디거의 복수를 위해 디트리히의 부하들이 부르군트족을 공격하고, 하겐의 친우 폴커가 디트리히의 조카 지게스타프를 죽인다. 그 복수를 위해 힐데브란트가 폴커를 죽이고, 하겐은 또한 그에게 분노하며 복수하려 한다. 하겐은 말한다: 그대가 나에게 범한 죄에 대해 그대는 속죄해야만 한다! 모두가 이 말을 할 뿐이지 누구도 속죄하지는 않는 것 같다. 군터가 아내가 처음 의문을 품었을 때 사실을 밝혔더라면 브륀힐트의 상처 또한 치유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오만과 분노, 증오, 원망과 복수심의 감정이 그들이 화해하는 것을 막고 상처를 계속 키웠을 뿐이다. 아마 이러한 감정을 내려놓을 때에만 치유가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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