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갤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1인임.
정말 민감한 정떡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이 정떡의 관리가 강화되면 몇몇 의견들이 묵살될 가능성이 많아질 것임.

나는 특히 이 독갤이 레딧 (특히 r/books)의 사례를 따라갈까봐 두려움.
레딧은 글을 쓰는 데 규칙이 상상초월할 정도로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규칙의 기준이 애매한 면이 있어서 짤리는 글의 수가 굉장히 많음.

이 사례가 가장 심각한 경우는 보통 정치에서 일어나는데, 몇 개를 서술해봄.



A. 레딧은 애초에 독서 관련 글이어도 몇 철학자들은 그냥 삭제함.

예를 들어 칼 슈미트 같은 나치와 연관된 철학자는 독서 관련 글이든 뭐든 가차없이 자름.
분명히 알렉상드르 두긴에 반대하는 사람이고, 알렉상드르 두긴에 비판글을 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자르는 경우도 봤음.

그러면 이런 말을 할 거임. "하이데거는 어쩌고?" 아님 "한국전쟁의 소련 개입을 옹호한 사르트르는 어쩌고?" 이건 더 심각한 C에서 언급하겠음.



B. 트위터나 텀블러 같은 커뮤니티 성향을 비판하는 글을 자름.

예를 들어 안젤라 네이글의 "인싸를 죽여라" 같은 책? 그런 책에 대한 글은 10개의 글이 있다면 9개의 글은 잘리고 1개만 살리는 형태임.
이런 정떡 중에서 굉장히 가까이 있는 주제는 그 글이 합당하든 합당하지 않든 간에 그냥 잘라버리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아무리 정떡을 뺀다지만, 이게 정떡이라 볼 수 있을까?

몇몇 사례는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경우가 많거든. 예를 들어 몇몇 철학자의 블로그 글을 따온 경우가 있는데, 그 글에선 현재 인터넷, 특히 트위터와 텀블러에서의 마녀사냥을 비판했음.
이것은 정치떡밥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라고 봐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래도 자르는 경우가 많음.



C. 사이트 기조인 좌파 리버럴에 걸맞는 글은 정떡이어도 놔둠

이게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몇몇 정떡은 착한 정떡이라 놔두고, 몇몇 정떡은 삭제한다는 거임...
칼 슈미트는 어떤 합당한 글을 써도 삭제하는데, 하이데거나 사르트르 같이 똑같이 몇몇 잘못을 한 철학자들은 아무 논의 없이 계속 놔둔다는 거임.

심지어 그 "좌파 리버럴"의 폭이 너무 좁다는 것도 문제임.
예를 들어 그 서브레딧에서 미셸 푸코의 규율사회 개념을 들어 "미셸 푸코가 이번 코로나 정책을 본다면"이란 제목을 써서 푸코는 국가가 안전성을 들며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에 대해 비판할 것이다 같은 글이 있었음.
추천을 많이 받은 좋은 글임과 동시에, 댓글이 아주 많이 달린 그런 논쟁적인 글이었는데, 몇시간 뒤에 가보니까 삭제해놨더라.

지금 독갤 완장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내가 푸코를 검열할 리가 없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푸코와 들뢰즈 같은 철학자는 애초에 위험한 철학자였고, 럭비공 같은 철학자였고, 일반적 리버럴 개념에 많이 떨어져 있는 철학자라는 것임.


물론 이 일이 바로 일어날 거라고 보지는 않음.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떡에 있어서는 독갤러들도 민감해질 필요가 있지만, 완장들도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임.
반대로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임.
완장들이면 다 알 수 있듯이, 정떡은 언제나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곳에서 나옴. 그냥 "정떡 금지"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님.
지금 이 검열이 어그로를 막기 위해서 나온 것이지, 합당한 의견을 막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님을 계속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