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언니는 앨리스가 달려 간 뒤로도 턱을 고이고 앉아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앨리스가 꾼 이상한 모험을 생각했다. 그리고는 깜박 잠이 들어 꿈을 꾸었는데, 이것은 언니가 꾼 꿈이다:-
처음에 언니는 꼬마 앨리스에 대한 꿈을 꾸었다. 다시 한 번 그 작은 손을 무릎 위에 올려 꼭 잡고 빛나고 열렬한 눈망울을 바라보았다. 언니는 앨리스가 하는 여러 가지 말투의 목소리를 들었고, 항상 눈으로 들어가곤 하는 흔들거리는 머리카락을 막으려고 기묘하게 머리를 젖히는 동작을 보았다. 그러자, 앨리스의 꿈 속에 나왔던 이상한 동물들이 나타나 주위를 애워싸 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였다.
긴 풀들이 부스럭 거리는 것이 흰토끼가 발 아래에서 바삐 달리는 것 같았고 - 겁먹은 쥐가 쌩하고 웅덩이 속으로 달려갔다 - 삼월의 토끼와 친구들이 끝나지 않는 다과회를 하며 찻잔들이 부딧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운없는 손님들을 향해 목을 쳐 처형하라는 여왕의 날카로운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돼지 아기는 또 다시 공작 부인의 무릎 위에서 재채기를 하고, 그 주위로 접시며 그릇이 와장창 깨져나갔다. 그리폰은 또 다시 큰 소리로 외치고, 도마뱀은 또 다시 석판 위에 연필을 끄적여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고, 제압당한 기니피그는 또 다시 묶이고, 멀리서 가련한 모조 거북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그녀는 앉아서 눈을 감고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있다고 상상하였다. 다만 다시 눈을 떠야 하고 모든 것이 지루한 현실로 돌아가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 풀들은 오직 바람에 부스럭거릴 뿐이고 웅덩이는 흔들거리는 갈대들로 흘러갈 뿐이었다. - 찻잔이 달그닥 거리는 소리는 양들이 방울을 딸랑거리는 소리로 바뀌고, 여왕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으로 바뀌었다. 아기의 재채기 소리와 그리폰의 외침, 그리고 다른 모든 기묘한 소리들은, 바쁜 목장의 혼잡한 고함소리로 바뀔 것이었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매애 하고 우는 소의 울음이 모조 거북이의 깊은 흐느낌을 대신할 것이다.
끝으로, 언니는 후일 이 어린 동생이 어떻게 자라나 성숙한 여인이 될지 그려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더 성숙해져가는 세월 내내 어린시절의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간직할지를. 어떻게 어린 자식들을 불러모으고 그들의 눈을 여러 이상한 이야기들로, 어쩌면 오래 전 꾼 이상한 나라의 꿈으로, 빛나고 열렬하게 바꾸어 놓을지를. 그리고 어떻게 자식들의 단순한 슬픔을 느끼고, 그들의 단순한 기쁨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행복한 여름 날들을 기억할지를.
THE END
마지막이 정말 아련한 느낌을 준다. 언어유희도 재밌었지만 마지막 언니의 상상 속 원더랜드와 현실이 교차되는 부분이 좋았어. 풀, 웅덩이, 찾잔, 날카로운 목소리, 재채기, 외침 이런 단어들이 이상의 3, 4 문단에서 똑같이 등장하는데 더 대비가 될달까. 이상은의 <금슬>이 생각나더라. 원서로 읽었는데도 영어가 별로 어렵지는 않아서 고생하진 않았고. 그저 동화가 아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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