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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1.
인생의 기본값은 지옥이다.
그래 어쩌면 그건 과장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인생의 대부분의 순간은 잘해봤자 무의미하고 무기력하며
대체로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삶을 겨우겨우 견디며, 꾸역꾸역 버티며, 짜내듯이 살아간다.
내가 뭘 크게 잘못 살아서라기보단, 원래 삶이란 인생이란 그딴 식인거다.
2.
그런 인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그게 선한지 악한지 옳바른지 틀린지 판단하기/받기 전에
기본적으로 그리고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자기중심적일수밖에 없어서
모두들 조금씩 간사하고 비겁하며 독단적이고 이기적이다.
언제나 100% 악한 인간도 100% 선한 인간도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3.
이름만 들어서는 착하고 흔해빠져서 지루한 로맨스 소설이나 쓸 법한 작가가 쓴 이 책은
그런 인생을 사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지루하지만 섬세하고 세밀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야기에 몰입되어 순식간에 읽어나갈 수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 지리함을 참고 읽어나가다보면, 그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일면을 그리고 사람의 일면을 드러내준다.
보람있는 소설이다.
4.
기본적으론 읽으면서 셔우드 앤더슨이나, 레이먼드 카버 같은 작가가 떠올랐지만
다 읽고나니 든 생각은 여성 작가가 쓴 여성주인공이 등장하는 <에브리맨>이다. 라고 느꼈다.
5.
말했듯이 친절하고 재밌는 소설은 아니다.
사건은 간접적으로만 표현되고 등장인물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불쑥 등장하며, 이야기는 중간부터 시작된다.
현실이 그렇듯이 뭔가 드라마틱한 사건이 일어나기 보단
오히려 지리한 일상 속에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도 사건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인물은 어떻게 창조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수 있는 잘 쓴 소설이기도 하다.
<다른길>, <튤립>, <불안>이 특히 좋았다.
평범한 소재로 비범한 이야길 쓰는 건 진짜 귀한 재능이지. 나도 좋아하는 책임. 리뷰 제목도 공감되네. 잘 읽었음!
^^ 댓글감사합니다
짤 머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