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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소담
읽은기간 : 8/16~20
평점 : 3.0/5.0



26세기의 셰익스피어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조지 오웰의 1984와 함께 디스토피아 소설의 양대 명작으로 꼽히는 고전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이던 1932년에 집필된 소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한 26세기 런던의 모습과 통치체제를 정교하게 묘사히낸다.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는 표면적으로 공리주의에 입각한 행복을 최고의 선으로 추구한다. 또한 맬서스의 인구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인구문제를 사회의 큰 문제로 여긴다. 모든 신생아는 가정이 아닌 국가가 도맡아서 키우며 인구수는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물론 맬서스트랩과 인구론은 오늘날 완벽히 반박되었지만 소설이 집필된 시기는 한창 인구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였기에 이런 설정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행복과 양립될 수 없는 것은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은 위험합니다. 우리들은 과학에 쇠사슬을 채우고 재갈을 물려 지극히 조심스럽게 감시해야 합니다.'- p341

멋진 신세계는 일반적인 디스토피아 소설과 조금 다르다. 멋진 신세계 속의 런던은 무분별한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 존엄성이 훼손되는 세상이 아니다. 오히려 통치자계급인 무스타파 몬드는 인간의 행복을 최우선과제로 여기며 이에 양립할 수 있는 과학의 발전을 통제해야 한다 주장한다.

그렇다고 멋진 신세계의 배경이 되는 런던이 마냥 '멋진 신세계'인 것은 아니다. 인간의 행복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행복은 철저하게 국가에 의해 통제된다. 델타와 엡실론 계급은 원활한 지배를 위해 지능과 신체가 열등하게 설계된 인간들이며 이들이 느끼는 행복은 오직 일과 후 섭취가능한 몇 그램의 소마(향정신성 마약)뿐이다. 기계처럼 일하고 마약을 투약하며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보고 과연 우리는 그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인간들이 이곳에 존재하는가!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우냐! 오, 멋진 신세계여...'-셰익스피어[템페스트]5막 1장 182~183행, p318

멋진 신세계를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멋진 신세계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에서 따온 문장이 굉장히 많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라는 제목부터도 셰익스피어 희곡인 템페스트에서 따온 단어이다. 멋진 신세계에서 비중있는 주연으로 나오는 존은 야만인으로 살아가며 셰익스피어책을 읽고 슬픔과 행복등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배운다. 더 나아가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며 무스타파 몬드와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는 책을 읽지 않고 그저 쾌락만을 추구하는 '멋진 신세계' 문명인들과는 상반된다.

존은 사랑에 관해서도 '멋진 신세계' 속의 문명인들과 다르게 받아들인다. 존과 레니나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방식이 현저하게 달랐기에 사랑은 파국으로 이어져 결국 존이 레니나를 죽이려고 하기까지에 이른다. 쾌락만을 추구하는 문명인과 순수함과 이상을 추구하는 야만인 사이의 괴리감이 있었기에 결국 그들은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존 스튜어트 밀

문명인(배부른 돼지)이 되느냐 아니면 야만인(배고픈 소크라테스)이 되겠느냐. 그 결정은 이 책을 읽고 난 당신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