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에 큰 인사를 전하노니.


본인은 문학의 프로메테우스이자, 근심 괴로움 가득한 미합중국의 설계자, 사악한 책을 써버린 신비로운 마법사인 동시에 4chan /lit/의 수장이며, 그대들 즉 독갤에서는 개찐따미치광이듣보잡이다.


조국의 민주주의를 보우하사, 저의 선생 윌리엄 셰익스피어에게 꿈과 창조의 원천을 맛보게 하시고, 사라진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의 팔 한쪽을 축복하시며, 그대들이 찬양하는 재간둥이 목사 로렌스 스턴의 영감을 책임지시는 분께 영광이 있을지어다! 신이시여,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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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출판사에서 공개한 표지에 의해 벌어진 한 어처구니없는 논란에 대해서 본인이 숙고하야 내놓은 의견을 그대들에게 공개할 차례가 온 듯싶다. 이 별나고 이상한 논란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으니, 이제 현대지성에서 나온 제 작품 표지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에 대해 알아내 세상 사람들에게 제 작품에 대한 관념을 바로 잡을 때가 되었다.


이 모든 엉터리 문제의 기원은 한국의 현재 가장 유명한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대중적이지만 전문성은 다소 부족한 이 드라마에서 우영우(박은빈 역), 이준호(강태오 역), 정명석(강기영 역), 최수연(하윤경 역), 권민우(주종혁 역) 등이 펼쳐내는 다양한 이야기 속 초반, 저 그리고 저의 작품이 잠깐 등장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어쨌거나 드라마에서 제 작품이 등장한 화는 일(一)화인데 제목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더 깊숙이 들어가자면 넷플릭스 기준 이십일 분 십칠초부터 이십일 분 사십초 / 한 시간을 채우고 육분 십육초부터 육십분하고도 육분 삼십구초로 총합하면 겨우 사십육초밖에 안 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작 중 극도로 가볍게 지나가는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 수준으로 본인의 작품을 다룬 것에 비하여 현대지성 출판사에서는 인기 드라마에서 언급해줬다며(게다가 제 작품을 반복적으로 많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이 설정을 제 작품의 표지에 영원히 박제해버렸다. 이런 무모한 시도는 그 작은 의도까지 완전히 터무니없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십 년 후에도 우영우 문구는 떵떵거리며 나 좀 봐달라고 표지에서 춤을 추겠지만 결국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 애꿎은 저의 향유고래만 슬피 울 것이다. 한 시대의 고전을 오로지 현재의 유행에만 눈이 멀어 문구로 차용한 것은 세월의 공격으로 구멍이 뚫려 영영 가라앉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 된다. 그러한 까닭에 저는 우영우에 대해 너무 지나친 호기심은 보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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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이먼드 비숍이 그린 삽화를 수록한 것은 그야말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데, 향유고래의 윤곽을 정확히 묘사한 비숍의 솜씨는 알아볼 만하다. 피쿼드호의 추격 속에서 고래가 그의 위풍당당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바다 깊음 가운데 하강하는 장면은 고래를 형용할 수 없이 커다랗게 표현되게 하여 고래 삽화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답게 보이지만, 표지 위에 쓰여 있는 완전 엉터리 문구로 인해 삽화의 표현마저 뭉개져 버리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비전문적인 자가 추천한 찬사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작 중 한 캐릭터의 설정을 빌린 찬사를 실었다는 점인데, 험버그(Humbug) 험버트가 마르셀 프루스트를 전공했다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표지에 [소설 “롤리타” 속 험버트가 전공한 소설]하고 박제한다면 이보다 더 터무니없는 일은 없을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