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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의 가장 본질적인 물음은 '가치있는 것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정의롭게 분배 할 수 있는가'임
'덜 가진 사람이 가치있는 것을 더 가져야한다'
'가치를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한다'
'사람이 기본적인 가치를 누릴수 있게 해줘야 한다' 같이
근데 이 모든 주장들은 가장 중요한 걸 간과하고 있는거 같음
가치가 매겨진 물질, 재화나 서비스, 객체만에 대한 논지만 펼치고 주체인 사람에 관한 논지는 없다는거임
정작 가치를 가치는 것은 그런 가치를 매기는 주체인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데 말이야
돈도 차도 집도 그것을 가치있게 여기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들은 그냥 펄프조각, 고철,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이지
결국 주체적 존재인 사람이 없으면 재화 서비스 가치 정치 정의 이 모든게 다 무의미하다는 거임
얼마 전에 자살한 김정주 회장이 생각났음 넥슨 신화를 써내려가고 재산이 15조에 달하는 거대 갑부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돌연 자살해 버렸지
자기 자신의 존재를 비관하는 자에게 과연 거대기업의 지분과 막대한 재산이 가치가 있었을까?
롤즈가 말하는 자존감은 그냥 우울한 사람에게 '넌 가치있는 존재야' 같이 진부하게 복돋아주는 개념같은게 아니라고 생각함 대기업 회장인 김정주가 과연 가치있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인간이 가치있는 존재라는 말은 오히려 인간의 자존감을 무시하는 말이라고 생각함 물건처럼 그 사람을 가치가 매겨지는 대상으로 여긴다는 거니까
자존감을 인정한다는 건 단순히 가치있는 존재를 초월해서 인간이 세상 모든 것에 가치를 매기고 또 그것들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존재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함 주체적 존재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지
정의론은 어려워서 못 읽고 대중서로 읽고 있는데 자존감 개념을 보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거 같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무지의 베일이나 차등의 원칙 같은 것보다 자존감 개념이 훨씬 인상깊었음
개추
오늘 본 글 중에 제일 좋았음
모든 사람이 단지 인간이란 이유만으로 가치평가의 주체가 되는 일은 없음
인간이 아니라 주체로서 그럴 자격이 있는거지
가치없는 존재라는 것이 가치를 누릴 자격이 없다는 존재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생각함
좀 지리네
그건 니가 정치철학에 깊게 들어가본 적이 없는 21세기 인간이니까 프랑스 세미철학들이 인기 좋은 이유를 딱 체험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