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소 감상문이 그러하듯 이 글도 뇌피셜이 많지만 오늘은 특히 심하다.


 책은 농담 하나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게 된 남자의 얘기를 한다. 그는 공산주의가 득세하던 시절 자신의 연인을 놀리기 위해 당시의 사상을 까는 듯한 투의 농담을 편지에 쓰게 되고 이를 빌미로 당에서 쫓겨난다. 소설은 그 이후 15년이 지난 뒤 남성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명확히 눈에 띄는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 듯 하고 굳이 이런 인물을 주체로 내세워야 하는지 궁금한 상황도 생기고 여러모로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의 특성이라 할 만한 것을 두 가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첫째, 이 소설은 인물을 위주로 전개된다. 안 그런 소설이 어디있겠냐 만은 이 소설은 좀 더 강한 경향을 보인다. 스토리는 그저 언급으로 베이스에 깔릴 뿐이고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분량이 인물들의 생각으로 채워진다.


여기서 이 소설 두 번째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인물들의 생각들이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된다. 그들이 마주치는 상황에 따라 인물들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폐기하는 등 끊임없이 사유하고 나름의 결론을 지으며 살아간다. 


소설 속에서 수많은 상황들이 나타나고 그때그때 인물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주장을 한다. 젊음을 감추려는 청년들을 안쓰러워하기도 하고 과거와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에 대해 고뇌하기도 하고 이미 지나간 세월을 회상하며 무의미를 느끼기도 한다. 농담 하나 때문에 벌어진 비극이라는 큰 그림 안에 깊게 관여한 사람들부터 다리 하나 정도만 걸친 사람들까지 서로 각자의 생각을 내세우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어떻게 보면 조금 정신없을 수도 있다. 명확한 주제 없이 그저 인물에 따라 흘러가는 소설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의 삶은 명확한 주제를 보여주면서 전개되는가? 그저 인물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가치관을 만들고 충돌시켜가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 아니던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던 것은 우리 삶 그 자체를 형상화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농담 하나로 한 인물의 인생을 망가뜨린 사회도 사상도 사람들도 아니다. 그가 15년 후에 돌아와서 복수를 하려고 마음먹고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전통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마을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 속에서 그 인물들이 보여주는 고뇌인 것이다. 그렇기에 엑스트라에 불과하던 주인공의 지인 또한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사상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스토리를 따라갈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특별한 주제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책에서 나오는 모든 철학적 질문들이 주제고 그 자체로 단편적인 스토리가 된다. 남은 것은 텍스트를 읽으며 감상하는 것뿐이다. 결국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인물’이니까. 마치 우리의 삶처럼.




다 써넣고 보니까 이제야 쿤데라 책 1권 읽은 넘이 무슨 개소리하는가 싶다 ㅋㅋㅋㅋ 혹시 쿤데라 잘 아는 사람있으면 지적같은거 좀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