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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A 카우프만, <무질서가 만든 질서>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나서, 어떻게 스스로 진화를 하였고, 어떻게 다른 종이 되었으며,
그리하여 종국에는 어떻게 지금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냈는지를 분석하는 책이다.
얇은 책이고, 책의 1/3정도는 꽤 본격적으로 보이는 이론들이 쓰여져 있지만,
굳이 그런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생명계는 물리계의 토대 위에 서 있고, 따라서 물리계의 법칙에 따르지만,
생명계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작동원리로 진화해 나아간다.
진화란, 비에르고드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니까 한번 심장이 생기면, 그 심장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 뒤로 계속 심장은 유지된다(조직화).
따라서 심장이 없던 시절의 경우의 수들은 사라지고, 심장이 생김으로써 새로운 경우의 수들이 생성된다.
심장은 혈액순환을 기능으로 한다. 그리고 그 기능은 오로지 생물학적으로만 정의할 수 있다.
물리학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기술할 수는 있지만,
물리학만으로는 일어난 사건들 중에서 어떤 것이 기능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물리학은 정지해 있는 공에 힘을 가하면 공이 움직이고,
그 힘이 얼마인지 어떤 세계에서 어떤 조건으로 가해졌는지를 안다면 그 공이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애초에 그 공에 어떤 방향의 힘이 작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조직/종이 생기면,
그 새로운 조직/종의 출현/존재 자체가 다른 종/조직/기능이 생겨날 수 있는 가능성과 맥락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것은 오로지 가능성에 불과할 뿐, 어떠한 인과적인 과정은 아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과 맥락을 바탕으로 어떤 새로운 조직/종/기능이 생겨날 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단지 살아남을 수 있어서 살아남은 뒤 살아남아 새로운 가능성과 맥락을 만들어 낼 뿐이다.
따라서 세계는 기계가 아니며, 생물학은 물리학으로 환원될 수 없다.
오히려 인간들이 만들어나가는 사회/문화/경제의 생태계는
그 단어가 지칭하는 것처럼 생태계와 유사하게
창발적이고, 때문에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맥락의존적이며,
스스로 인접가능성(지금 존재하는 맥락에 따라 다음 단계의 존재로서 가능한 것)의 범위를 넓히는 맥락을 만들어내는 대다가,
이 맥락 자체를 성장시킨다(진화는 자기증폭적이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써있었고,
한번 읽은 것 만으로는 당연하게도 뭔가에 대해 완전한 이해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읽고 싶은 읽어야 하는 분야를 넓혀준 좋은 책이다.
복잡계 물리학자들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의 토대인 양자레벨에서 존재는 우연이고,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계는 창발적으로 작동한다면, 우리가 뭔가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예측하려 하는 것은 어쩌면 걍 쓸데없는 만용에 불과할지도....
데이터 과학이나 계량적 의사결정 연구하는 양반들도 자주 얘기하는 거지만 세상 일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고 모든 예측은 틀릴 수 있다는 걸 알고 확률적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포용하는 예측을 내놓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예측을 잘한다고ㄷ
물론 우리는 예측을 좀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예측을 더 잘하려면 세상이 불확실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학위나 경력보다도 불확실성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고 방식(Hedgehog-Fox)이 예측 능력에 훨씬 중요합니다.
https://mobile.twitter.com/aichupanda/status/1562820104311930881
그래서 요즘 자계서나 경영서류들이 회복탄력성을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거겠지... 일이 뜻대로 안 풀려도 타격받지말고 흘려보내라
머 스토아적 태도도 회복탄력성의 일부이긴 하지만 회복탄력성 자체는 걍 사람의 본능 같은 거라, 다른 본능들과 마찬가지로 회복탄력성이 언제나 불확실성과 다양한 가능성을 포용하는 형태로 작동하는 것은 또 아닌ㄷ
스튜어트 카우프먼도 복잡계 학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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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라이~츄라이 어떤 면에선 철학이랑 이어지면서도 철학보다 더 잼남
예전에 디시에서 수학 갤러리가 정상적일때 에르고딕성 하나만 미친듯이 파서 정말 전문적이었던 사람 하나 생각나네... 정수론 문제뿐만 아니라 우주의 거의 모든 문제가 에르고딕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했었어
사실 저 단어는 이 책 읽으면서 첨 알았음..ㅎㅎ
흔히 물리학자들이 "과학은 물리거나 우편수집이다"라고 드립치잖아. 물론 완전 장난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조금 기조를 알 수 있지... 이 책은 생물학에서의 그 반박인듯. 예전 프리고진은 화학에서 비평형상태로 반박했고. 그것도 역시 에르고딕성이 깨진 때를 말함
잘 모르지만, 닫힌계를 상정한 물리와는 달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열린계에 가까우니까 그런거 아님? 글고보니 우주는 닫힌거야 열린거야?
나도 잘 모르지만,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이건 닫힌 계 문제고, 우주가 닫힌지 열린지 같은 좀 사변적인 문제 없어도, 그저 닫힌계로 둬서 평범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혼돈과 파국이 일어난다는 거임. 지금 이 생물학 책도 일단 닫힌계라 두고 했을거
여기 꽤 잘 설명한 거 같아.
https://physics.stackexchange.com/questions/222014/extending-the-ergodic-theorem-to-non-equilibrium-systems
에르고딕성은 오직 닫힌 계에서만의 이야기임. 그리고 나도 지금 잘못 말한 거 같다. 에르고딕성을 띄는 계는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비에르고딕한 계가 에르고딕성을 띄는 몇몇 경우가 있는데 이게 왜 일어나냐를 다루는 것 중에 비평형상태가 있는건가봄.
고맙^^ 근데 내가 한 말은 어차피 개인이 체험할 수 있는 현실세계는 닫혔다기보단 열린 세상이 아닌가 라는 의미의 말이었음. 그리고 저 책에서 에르고딕을 언급한 이유는 최초의 창발과 그로부터의 진화가 생각보다 엄청난 경우의 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그 경로와 결과를 예측하긴 불가능하다라는 취지였던 걸로 기억함
물리학을 넘어서 수학 환원주의를 신봉하는 새끼들도 있던데 ㄹㅇ 대가리 존나때리고싶음
사실 비슷한 이유로 분석철학도 별루 안 좋아함 ㅎㅎ
화학은 물리학으로 환원 되나요?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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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비슷할꺼 같아요. 굴드 책도 유명해서 언젠간 한번 읽어봐야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말입죠 ㅎㅎ
나는 이런 책 볼 때마다 기본적으로 진화론 계열에는 그들이 과학적 지식을 생산하지 못 한다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낌.. 제목에 들어간 키워드만 봐도 플라톤이 목적론 펼치면서 말했던 이야기에 주석 붙이는 책이구나..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음..
세계는 문학으로 환원할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
너무 경이롭다 과연 미래에는 무엇이 펼쳐질지...거의 무한에 가까운 이런 다채로움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