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감정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개 앞에 엎드려 착하지, 착하지, 하고 읊조리는 것이다

 

가장 낮은 계급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일어서려는데 피가 부족해서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현기증이 감정처럼 울렁여서 흐느낌이 되는 것이다,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사람은 사라지고 검은 튜브만 돌아온 모래사장에

 

점점 흘려 쓰는 필기체처럼, 몸을 눕히면 서서히 등이 축축해지는 것이다

 

눈을 감지 않으면 공중에서 굉음을 내는 것이 오늘의 첫 번째 별인 듯이 짐작되는 것이다

 

눈을 감으면 이제 눈을 감았다고 다독이는 것이다

 

그리고 2절과 같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 김행숙,『열린시학』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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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입장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아마 ‘어조의 문제’일 것입니다. 어조는 그 시의 호흡과 같은 것이어서 어조를 잘 설정해줘야 시가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겠지요. 이 시의 “~것이다”와 같은 어조는 독특한 사례로 보이는데, 주문 같기도 하고, 체념 같기도 하고, 어떤 예감 같기도 한 이 어조가 시에 짙은 울림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몇 개의 문장들.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낮은 계급을 만드는 것이다”, “눈을 감으면 이제 눈을 감았다고 다독이는 것이다”, 마치 오랜 친구가 바로 옆에서 건네는 위로의 말 같습니다. 하나의 어조가 그 어조를 입은 시와 어울리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야 할까요. 시의 어조만 강조해서 다시 읽어봅니다. 것이다, 것이다, 것이다…… 빗줄기 같기도 하고 눈발 같기도 한, 어떤 문장들이 고요하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저녁의 감정’, 세계가 어두워지면 같이 어두워지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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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시 전문과 저의 짧은 감상입니다. 하루에 시 한 편씩은 올리도록 노력해볼게요.

시 읽는 독갤! 하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