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신림동
다섯 평을 견디는 낮과 밤들아
너무 애쓰지 마
우리는 잊혀질 테니
식당에 앉아 혼자 밥을 먹는다
한 방향으로 앉아
꿈을 버렸느냐 그런 건 묻지 않는다
골목마다 반바지와 슬리퍼가 나오고
저 발들이 길을 기억하게 될는지
비참하지 않기 위해 서로 말을 걸지 않는데
그게 더 비참하단 걸 또 모르는 척한다
더위 정도는 일도 아니야
다섯 평을 견디는 이들은
세상이 그들을 견디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신림동은 산다 하지 않고
견딘다 한다
그래서 골목이 숨어라숨어라
모서리를 만들어 준다
나도 이곳에 편입해
순두부 알밥 부대찌개 사이 모서리를 돌 때
목이 메여
자꾸 목이 메여
목을 맬까 생각도 드는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본 선명한 장면이 잊히지 않아
한쪽 발에만 간신히 걸려 있던 삼선 슬리퍼
이건 끝을 모르는 이야기
갈매기처럼 한 곳을 향해 혼자 밥 먹던 이들아
슬퍼하지 마
우리는 잊혀질 테니
말없이 사라진 슬리퍼 한 짝처럼
슬리퍼조차 떠나간 빈 발처럼
- 이규리, 『시로 여는 세상』2015년 가을호.
*
말해서는 안 될 것을 끝까지 말 안 하는 게 시예요. 혀를 깨물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거지요. 그 말이 무슨 말이냐고요. 이 삶 자체가 허망하다는 거예요.
- 이성복 시론, 『무한화서』중.
*
많은 시들이 우리의 삶이 허망하다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허망다하고 해서 허망하다고 속삭이는 일까지 허망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 시는 ‘여름 신림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단지 ‘여름 신림동’은 아니겠습니다. “다섯 평을 견디는 낮과 밤들아/ 너무 애쓰지 마/ 우리는 잊혀질 테니”하고 이 시는 허망함에 대해 속삭이고 있습니다. “말없이 사라진 슬리퍼 한 짝처럼/ 슬리퍼조차 떠나간 빈 발처럼”우리는 잊혀질 거라고 이 시는 말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사는 일’의 근본적인 슬픔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섯 평을 견디는 이들은/ 세상이 그들을 견디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는 문장은, 내가 울 때, 말 없이 옆에서 같이 울어주는 오랜 친구 같습니다. 슬퍼하지 맙시다. 우리의 슬픔 또한 언젠가 잊혀질 테니까요.
아 시바 신림동 하
우리 오마니가 24살때까지 신림동달동네살았드랬죠.. 죤나게우울한동네
주옥같네여 족같다구여
무한화서 좋은 책입니다
고시촌ㅋㅋㅋ
와..시 좋다
나도 신림인데 탈출하고 싶다 정말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