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문동 김희숙 번역가님 추천이 제일 많던데
내가 의문이 들었던게
목차를 보다 보니 다른 출판사는 파 한 뿌리인데 문동 혼자 양파로 번역해놨더라고?
지인 중에 한러 이중국적인 지인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원문 구해서 보고 오니까 파가 맞대. 애초에 양파라는 뜻이 전혀 없는 그냥 파를 뜻하는 단어라고 함. 그래서 웃기다 했었음.
물론 저거 하나만 가지고 판단하는것도 말이 안되고 대사나 문장 번역이 핵심이긴 하지만 양파랑 파를 헷갈린다는게 진짜 이해가 안가거든.....
문장의 맛, 술술 읽힘을 떠나서 문동 김희숙판이 원문을 제대로 옮긴 잘된 번역판이 맞아?
영역본에서는 Chapter III. An Onion(양파 하나)로 번역한거 같은데? 아예 양파로 번역 못하는건 아닌듯?
러시아어 원문은 Луковк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서 노어 모국어로 쓰다가 중딩쯤때 한국어 배운 지인이라 그냥 원어민이라서 틀린 말을 한 것 같진 않은데, 영역본에도 양파로 해놓은건 좀 신기하네..... 김희숙 번역가가 영여 중역을 했을리는 없는데
아닌가? 양파가 맞다하고 파가 틀렸다 했나? 한참 전에 물어봤던거라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한쪽은 아예 틀렸다 했었음
실제로 원문인 Луковка를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건 양파인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물어본지 오래돼서 헷갈린건가봄... 양파가 맞는듯? 근데 그렇게되면 하나 빼고 전부 파라고 한것도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옛날 번역본인 정음사(이동현)나 학원출판공사(채대치)도 파라고 번역한거 보면 이게 뿌리깊은 번역인거 같은데... 일단 'лук' 자체가 파, 양파속인걸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종인 파라고 의역한게 아닐까?
좀더 찾아보니 민음사(김연경)도 양파라고 번역했네. 내 뇌피셜이라면 원문이 파와 양파를 포함하는 말이고(애당초 양파라는 말이 서양의 파라는 말이기도 하니까), 옛번역은 의역, 현대에 와서는 직역에 가깝게 번역한걸로 보임.
ㅇㅇ 그런것같다. 혹시 그럼 번역본 추천해줄 수 있어? 항상 고민하다 미루던 책이라...
나는 읽어본적이 없어서.. 예전에 올재(이동현)를 추천하는 글이 있어서 난 그걸로 구했음. 인터넷 뒤져보면 PDF파일 구할 수 있으니까 그거 한번보고 비교해보는 건 어떰?
올재도 메모해놓고 비교해봐야겠다 ㄱㅅㄱㅅ
다시 물어보고 왔다. 내가 반대로 기억한 게 맞음. 양파가 맞고, 그러면 그냥 파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바로 물음표 치더라. 파는 절대 아니래. 그리고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양파는 너가 적어준 Лук이고 파는 Зеленый лук라고 쓴대. 뜻은 초록 양파라는 뜻이라고 함. 동양이랑 반대로 서양은 양파가 기존의 파이니 초록색 양파라고 이름붙인거같음.
따라서 한국에서도 파와 양파는 완전 다른 채소로 구분하니까 "파 한 뿌리"는 문화에 따른 의역도 아닌 아예 틀린 번역이 되겠네.
일단 나도 정확한건 아는 사람에게 말해봐야 될거 같긴 한데... '한국에서도 파와 양파는 완전 다른 채소로 구분하니까'라는 말이 조금 걸리긴 한다. 위에도 말했듯이, 양파라는 말 자체가 '서양(洋)의 파'라는 뜻이니, 일단 양파나 파나 비슷한 종으로 구분해. 북한에서는 더 심한데, '밑이 둥근 파'라는 뜻으로 둥근 파라고도 부름. 현대에와서 밑부분을 자주 먹어서 그렇다 뿐이지 양파와 파를 완전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거 같아.
작중에 나왔던건 양파가 맞았던거고 양파가 더 정확한 번역이긴 한데 양파도 파라 생각하고 번역 한거라면 파 한 뿌리도 이해가 가긴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파와 양파는 아예 외형 자체가 다른 채소니까... 그걸 왜 파라고 번역했을까 의아하긴 하네. 해당 문장을 읽으면서 양파가 떠올려져야하는데 파라는 단어를 보고 양파를 떠올릴 사람은 없을 것 같음. 좀 아쉽다.
러시아어에도 비슷한 말이 있는데, 'китайский лук'임. 우리나라에서 락교, 염교, 돼지파라고 부르는 단어. китайский가 '중국'이고 лук가 '양파'라는 뜻이니 '중국 양파'라는 의미지. 여기서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파(러시아에서는 양파)라는 식물과 단어를 기준으로 비슷한 식물에게 비슷한 단어를 붙였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리고 이런 비슷한 단어로 의역을 하는 건 딱히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님. 서양작품의 '체스'를 장기로 번역하거나, 일본의 '丹塗'(붉은 칠)을 단청으로 번역한게 예시지.
우리나라에서 양파와 파를 아예 같은 채소로 동일시하지 않잖아. 양파가 생소한 채소가 아니기도하고, 문장의 원의도는 양파였는데 양파도 파의 일종이니 그냥 파로 번역하기로 선택한 판본들은 결국 원의도를 못 살린 번역 같음. 결정적으로 원문이 아예 파라는 뜻으로는 못쓰는 단어인데 파라고 번역된 판본을 읽으면서 그걸 양파로 받아들일 한국인은 없을 거라는게 아쉽다.
양파가 잘 안쓰는 단어면 몰라도 엄청 많이 쓰이는 단어라 굳이 파로 의역할 이유가 없었을것같아서...
작품이 외국 것일지라도 결국 번역되어 읽는 사람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두 군데에서 오는 간격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번역가의 스타일에 달렸다고 생각함. 의미가 다소 상실되더라도 독자의 생활 주변에 있는 단어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각주등으로 의미를 분산시켜 가독성을 해치더라도 원문을 그대로 번역할지.
뭐 네 말에도 공감되는 점이 있긴해. 2022년 현재의 우리는 양파에 익숙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 번역가도 아닌 현시대 번역가가 이런식의 번역을 한다면 오역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나는 옛번역으로 작품을 많이 읽다보니 '아쉬움'정도로만 끝나서 너하고 마찰이 좀 생기는 거 같아. 상처를 입었다면 사과할게. 밤도 늦었으니 잘자고 내일도 좋은 번역을 만나길 바랄게.
번역의 대상이 한국어에 없는 단어라 다른말로 대체가 불가피하거나 각주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그게 맞긴 한데... 양파는 너무 일상 속의 단어잖아. 대체할 필요가 없었음. 파는 그냥 다른 채소가 떠오르는 단어고 양파가 생소한 단어이지도 않아서 번역이 아쉽다고 느껴진 거 같아.
기분 안 나빴고 오히려 각자의 성향에 맞는 번역을 고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부분들을 많이 제시해줘서 덕분에 유익했음. 혹시 나로 인해 기분이 상한 부분이 있다면 나도 미안하다. 날씨 추워지니까 감기 조심하고 좋은 책 많이 읽어라.
추가로, 검색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파'라고 번역한 번역가들은 우리 기준으로 봤을때는 옛날 번역가가 많은듯하다. 내가 말한 이동현(올재, 정음사 번역, 1927년생)분도 그렇고, 똑같이 '파'로 번역한 홍대화(창비 번역, 1965년 생)분도 비교적 옛날 분이지. 반대로 '양파'로 번역한 김연경(민음사 번역, 1975년 생)분은 비교적 젊으신 분이지. 또 내가 헛다리 짚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문동 번역의 김희숙분도 젊으신 번역가라고 생각하고, 양파-파 문제는 시대상 익숙한 것이 달라서 생긴 문제인거 같음. 만약 이런 문제에 민감하다면 젊으신 번역가의 번역을 찾는게 좋을거 같아.
화답해줘서 고마워. 너도 좋은 책 많이 읽길 바랄게.
어원 보면 양파 맞는 거 같은데
양파가 맞고 파가 틀렸다한걸 내가 반대로 기억하고 있을수도 있음... 그렇게되면 혼자 양파라고 번역한것도 그것 나름대로 유머긴 하다
애초에 저 단어에 파라는 뜻이 들어있는데 서로 전혀 없을 수가 없는데
다시 물어보고 왔다. 내가 반대로 기억한 게 맞음. 양파가 맞고, 그러면 그냥 파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바로 물음표 치더라. 파는 절대 아니래. 전혀 없는게 가능한 점이 우리도 양파와 파가 같은 종류라고 하면 납득은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양파와 파를 다른 채소로 구분하잖아. 그것처럼 Луковка는 그냥 양파를 뜻하는 단어라고 함. 따라서 파한뿌리는 오역.
그리고 단어에 파라는 뜻이 들어있었던 이유는 러시아에선 파를 파란양파라고 부르더라. 한국어의 양파도 양'파' 파가 들어가는거랑 같은거라고 보면 될 듯?
전공자를 믿어라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님도 양파라고 함
내가 거꾸로 기억한게 맞더라. 다시 물어보니까 양파가 맞고 파가 틀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