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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아서 까도 많은 듯한 하버드 교수의

초메가히트작 <정의란 무엇인가>와 <공정하다는 착각> 사이에 출간되었지만,

이 두 책만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 하지만 내 생각에는 오히려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센델이 보기엔, 시장만능주의가 가장 근원적인 문제이자, 해결해야 할 1순위이다.

예전에는 시장이 아닌 방식으로 다뤄졌던 문제들이 이제는 모두 거래의 대상이 되어 시장에 편입된다.

이제 우리는 새치기를 할 권리를, 멸종위기 동물을 사냥할 권리를, 감사의 표시를, 누군가의 생명을, 당연하게 거래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세상은 두가지 관점에서 문제다.


첫번째는 공정성,

공정한 거래 였는가? 사실은 강요된, 불공정한 거래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로 인해 불평등이 더 강화되고 있지 아니한가?


그리고 설령 공정한 결과를 가져오는 공정한 거래였어도 치유되지 않는 문제 : "부패"

"부패"란 단순히 뇌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을 거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유발되는

금전만능주의의 시장가치가 기존의 건전한 시민사회를 지탱하여주던 정의, 공평, 일체감, 충성 등의 비시장가치를 밀어내는 걸

의미한다.


결국, 시장가치로 다뤄져서는 안 될 구체적인 범위와 그 범위에선 그러면 어떤 가치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는

<정의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명확한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모두가 생각하고, 의견을 교환하여,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되는 문제라고 퉁치고 넘어가지만

현재의 상황은 막강한 시장논리가 그러한 마땅히 이뤄져야만 하는 논의의 출발부터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은근슬쩍 깔아뭉개는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출발점이란 소리다.


뭐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긴 하지만,

자신의 의견은 끝까지 숨기고, 가끔 비판 대상의 좌표를 잘못 설정하고, 책 자체의 구성도 약간 중구난방스러운

샌델의 단점 역시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