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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것이 뻔하니까 경쟁하는 게 싫다. 그래도 최고는 되고 싶고, 최고가 되어서 타인을 내려다보고 싶다.' 그런 물러터진 미숙한 마음이 오타쿠의 본질이 아닐까?
라는 문장을 어디선가 접하고 구미가 당겼다. 찔리는 구석도 있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됐다.
'기타노 다케시'가 누군지도 몰랐다. 대충 보니 한국으로 치면 이경규+김구라 같은 느낌의 일본 최고 예능인 같다. '모두까기' 성향인가 보다. 독설로 유명하다. '혐한'이라는 평도 있다. 모두까기니까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 어쩌면 그 무렵의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 그 자체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답답하고 지루한 인생이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무엇을 하고 싶다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혹은 어떤 생활을 하고 싶다거나 그런 구체적인 비전이 있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무서웠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는 채 강물이 흘러가는 대로 휩쓸리듯 인생을 살다가 죽어도 되는 건가. 하지만 인생은 원래 모순이다. 그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길은 일종의 자살이었다.
1장인데 '생사문제' 부터 시작이다. 그는 어릴적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와 허무로 괴로워했다. 이에 대한 그의 대응책은 '산 채로 자살하기'였다. 이게 뭔소리냐고? 말인즉슨 '막 사는 것'이다. 그는 대학을 때려치고 안정된 레일을 벗어나 희극무대에 오른다.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나날이었다. 그는 끝내 살아남았고, 정상급 연예인 '비트 다케시'가 되었다.
'마초'의 글이다. 현실적이고 냉소적이다. 무엇보다 솔직하다.
쌍소리를 잘 섞는 기백 넘치는 아재같다. 그런데 그 거친 말 속에 일말의 진실과 진심이 담겨있다. 이런 사람과 술자리 한다면 꽤나 생산적일 듯하다. 물론 자주 만나고 싶은 스타일은 아니다.
- 요컨대 은둔형 외톨이도 스토커도 세상에는 포기해야 하는 게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울기만 하면 우유를 먹을 수 있던 아기 상태에서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그제야 당황해서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상담 전화에 대고 울고불고 할 시간이 있다면, "너는 애초부터 무리였어"라고 말해주는 게 낫다. "노력이 문제가 아니라 네가 문제야"라고 말이다.
'~해도/~하지 않아도 괜찮아, 힐링, 위로' 따위의 말이 범람하는 우리 사회를 본다면 그는 치를 떨 것이다. 일본은 이미 지나간 트렌드인가 보다. 그는 거침없이 자기네 사회에 일침을 날렸다.
세상은 애초에 불공평하기에 생존 경쟁은 필연이라는 '사실'을 일갈한다. 현대 사회가 자주 잊는, 의도적으로 잊으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일본 꼰대 아저씨의 외침으로 가득하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하다. 나는, 재밌게 읽었다.
- 그 긴장과 해방의 고삐를 쥐고 웃음이라는 자연현상을 인공적으로 일으키는 사람이 코미디언이다. 더욱이 그 고삐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객석에 앉아 있는 모든 관객들과 일대일로 연결되어 있다. 몇천 가닥의 고삐를 잡고 있으면서도 그런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선천적으로 멍청한 인간인 듯한 얼굴로 웃음의 소용돌이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코미디언이다.
극장이 폭소하고 있는 한가운데에서 자신만이 얼음처럼 깨어 있다. 그 무렵에는 그 차이에서 묘한 쾌감을 느꼈다.
어쨌거나 기타노 다케시의 본질은 코미디언이다. 책 전반에서 빛나는 그의 통찰력은 본업을 이야기할 때 역시 빛난다. 코미디언의 본질을 잘 꿰뚫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무난하게, 안전하게 가는 책보단 이런 식의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 좋다. 간만에 좋은 독서였다.
90년대 한정 영화의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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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긴 한데 재밌더라 ㅋㅋㅋ
이경규+김구라가 칸이나 베니스 나가서 상 타오기=기타노 다케시
그 정도 거물인지를 몰랐어. 이번에 책 읽으면서 알게됨
이거 진짜 좋음
이경규+김구라라기엔 일본영화 대표 거장
와 재밌겠다 함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