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이렇게 햇빛이 좋은 가을날이었다. 창문 바깥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고, 몰래 열어 본 창틈으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17년을 넘게 산 집. 대전의 작은 동네 전체에 소문이 난 모양이었다. 저 집에 범죄자가 산대. 흉악한 범죄자가.
그런데 왜들 그렇게 마스크를 하고 계셨을까. 엄마한테 끌려 나온 게 분명한 작은 여자아이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부끄러워 못 살겠다, 무서워서 못 살겠다, 이사 가라, 이사 가라, 그렇게 우리 집은 흉악범이 숨어 있는 부끄럽고 무서운 집이 되어 있었다. 나도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쓰고 새벽에만 잠깐씩 담배를 사러 가거나 알 수 없는 곳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자주 꿈에서 그 마스크들을 벗기는 나 자신을 내가 엿보고 있었다.
계절을 돌아서 다시 가을. 나는 이유 없이 이 가을이 무섭고 자다가 일어나 벌컥벌컥 물을 마시곤 한다.
- 산문집 『이후의 삶』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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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의 고통은 대략 어떠한 것인지 사람들이 제게 조심스럽게 물을 때가 있습니다. 말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어서 말끝을 흐리고 마는데, 무고를 당했던 어떤 날의 기록을 남겨두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쓴 글이네요.
2016년 10월이었으니까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하루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저희 집 앞에 와서 시위를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끔찍합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고통 그 이상이기도 합니다.
무고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범죄만큼이나, 그건,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힘 잃지 말고 열심히 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겠습니까.
좋은 밤 되세요.
님 진짜 박진성 시인이셈? 힘내셈 ㄹㅇ
오늘 보니깐 억울하게 징역 6개월 된 분 있던데 그 분 일도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좋은 밤 되세여.
ㄹㅇ 박진성 시인 분도 그렇고 징역 6개월 분도 너무 안타까움. 그런데도 오늘 공연예술을 가르치는 교수님은 미투 피해자가 역고소 당하는게 안타깝다는 미친 소리를 하시더라.
차단하기 귀찮으니까 아이디 하나만 박아라 진성아
http://m.dcinside.com/list.php?id=russianliterature
기준
없는 삭제 차단 무소불위 완장에 지친 여러분 책 얘기하러 럼갤루 오세용 - dc App
진짜 미친 시대의 쓰나미에 이유없이 휩쓸린 피해자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