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헤겔을 절대정신이라는 허구를 가지고 세계와 역사에 대해 그럴듯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야바위꾼이라며 경멸했다. 헤겔에 대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쇼펜하우어는 헤겔과 같은 시간대에 강의를 개설하고는 헤겔의 강의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이 자신의 강의를 들으러 오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거의 다 헤겔의 강의실로 몰려갔고 쇼펜하우어의 강의실은 텅 비어 있었다. 자신의 기대가 무참하게 깨지자 헤겔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적개심은 더욱 심해졌다. 쇼펜하우어가 개에게 헤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화가 날 때마다 개에게 ‘이놈의 헤겔’이라고 욕을 퍼부으면서 화풀이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쇼펜하우어는 개와 함께 살면서 개의 충직함에 감동하여 개가 인간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쇼펜하우어는 개 이름도 헤겔에서 ‘아트만ātman’으로 바꾸게 된다.

이렇게 개를 높이 평가했던 그에게 사람들이 그러면 당신을 개라고 불러도 좋으냐고 물었을 때, 쇼펜하우어는 기꺼이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거꾸로 함께 살던 개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할 때 쇼펜하우어는 개를 “이 사람아”라고 불렀다. 쇼펜하우어는 개를 인간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보면서, 인간이 개들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고 분개하곤 했다. -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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