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악령얘기가 나와서 꺼내는 이야기입니다만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 그 시대의 상황을 모르고 읽는게 크게 의미가 있을까요?
예를들어 안나 까레니나를 예로 들자면, 물론 까레닌이 인생 막장 불륜 행각을 보면서 인물간의 갈등
심리 묘사를 보면서 감탄하기도 합니다만은 그러다가 안나 까레닌의 비극이구나 하고 감상을 끝낸다면
글쎄요.. 뭐 겉으로만 농민층에 공감했다는 평도 있긴 하지만 평생을 적어도 작품안에서는 끊임 없이 고뇌하는 인물들을
(까레니나 에서는 브론스키,부활에서는 네흘류도프 같은)통해 사회 개혁을 꿈꾸었던 톨스토이의 정신이 묻혀버리는 것이 아닌지요.
약간 꼬아버리자면 그저 감동이나 신파를 느끼기에는 고전은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또 저리 감상하고 만족하는 건 1000페이지 넘는 책
완독했다는 고상스런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역사적 맥락에 너무 집중하면 특수성에 매몰되고, 맥락 없이 읽으면 너무 보편적인 내용에만 집중하게 되고 모두 장단점이 있는거지
ㄴ2
일장일단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그 보편적인 내용에만 집중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겁니다
작가의 집필의도를 캐치하지 못하고 보편적인 내용만 훑는데서 어떤 깨달음이나 감상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저 킬링 타임용이라면 모를까 그런 것이라면 굳이 '고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지 뭐 이런 의문입니다
작가의 집필의도가 비평의 제1 해석이 된다는건 고전적인 비평이론임. 저자가 텍스트를 어떤 의도로 만들었어도 그 텍스트는 저자의 의도를 뛰어넘는 어떤 구성으로 만들어졌을수 있기 때문에 비평가는 저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의도로 구성된 비평적 에센스를 밝혀낼수 있음. 왜냐하면 저자는 쓰는 사람이지 비평가는 아니거든.
죄송한데 위에 말씀하신게 좀 이해가 가지 않네요. 문장 자체가요 -_-;
톨스토이가 19세기 러시아인의 관습과 관점을 가지고 텍스트를 구성하였어도, 그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성질은 톨스토이가 완성한 순간 그 창작자의 의도를 넘어서는 구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함유하고 있고, 그것들을 독자들이 보고 감상할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함. 저자의 의도를 찾는거 보단, 감상의 근거가 되는 논리가 탄탄한가 아닌가가 더 중요함.
감상이 19세기 러시아의 관습과 관점에만 멈춰있다면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다르게 새롭게 읽히며 더욱 풍부한 비평거리를 가져다주는 텍스트 즉 고전이 어떻게 존재하냐
네 말과 다르게 오히려 시대가 흘러도 새롭게, 다시 읽히며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에 시대가 지나도 다시 읽히며 고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거지. 19세기 저자의 집필의도에서 닫혀있으면 오히려 100년 200년이 지나도 비평이 멈춰있는데 굳이 200년전 소설을 왜 읽음.
어떤 이야기인지 알 것 같네요. 헌데 감상이 19세기 러시아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구요. 다만 작품을 구성하는 객관적 사실들 예를들자면 안나 까레니나에서 보여지는 러시아 귀족의 생활상이나 악령에서 스타브로긴 같은 인물들에서 찾을 수 있는 나로드니키에 대한 지식 없이 어떻게 '감상' 자체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게 제 의문입니다
그리고 좀 멍청한 질문인건 알지만 새롭게 다시 읽힌다는게 뜻은 이해가 가는데 와닿지가 않네요 시대가 달라짐에 안나 까레니나는 어떻게 다시 읽히나요?
100년 200년 전의 이야기와 행동들이 현시점에도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고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시대의 굵직했던 사건들 정도는 간략하게나마 알고 있다면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화에서 왜? 라는 의문이 줄어들겠죠. - dc App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의문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고민할 수 있는 여력을 좀 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쏟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략하게나마 역사를 짚어보는게 좋은거 같아요 - dc App
ㄴ 음 술쟁님 제가 찾던 답변이네요. 왜?를 줄이는 과정 그게 맞는것 같군요
그리고 작품을 보면서 역으로 그당시 문화에 관심을 갖게되고 찾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것 같아요. 저만해도 전쟁과 평화 처음 읽을 때 ‘이 ㅅㄲ들이 왜 프랑스말을 쳐하는거지?’ 이렇게 의문이 들었고 더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 dc App
ㄴ 그렇죠 러시아 귀족들의 허례허식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으니..
여하간 굳이 톨스토이가 아니더라도. 작품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역사적 지식이 필수불가결한 작품들이 있는 반면에 그게 덜 한 작품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시대가 현대로 올수록 그런 경향이 큰 것 같고 어찌보면 문학이 식자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서 일반 사람들의 여가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시기랑 맞물리는 것 같기도 한데. 어찌되었든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빅토르 위고 같이 18~19세기에 집필 활동한 작가들의 책은 어떤 사전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낍니다.
작가의 집필 의도를 고려하는 것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다른 말이지 않나? 전자가 신비평적 관점으로, 지금은 거의 사장된 독법이지만 후자는 아직 주효함.
문알못이니 극딜 ㄴㄴ. 본문에는 그게 좀 섞인듯한 느낌이 들어서.
본문을 수정하기는 좀 그렇고 여하간 작가의 집필의도 '조차' 짚어내지 못하는 독서가 무슨 의미인가 하는 얘기를 하려던 것이었네요.
그리고 지금 생각컨데 무언가 '새로운' 비평이나 감상이 나오려면 그 이전에 작가의 집필의도를 알아야 '새로운 것'이 나오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그쪽 문학 비평 업계 이론이나 용어를 잘 모르는지라 이것도 뭔가 개념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솔직히 알못이리 쓰기가 되게 조심스러움. 근데 저자의 의도에 한해서는 현대의 비평에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게 맞음. 자신이 쓴 텍스트라 할지라도, 저자가 그 텍스트를 가장 잘 해석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주류인 걸로 앎.
무의식을 다루는 정신분석 기법이 문학 평론에서 자주 쓰이는 것이 그러한 맥락이라고 보는데.... 위 유동이 말한 것처럼 더 중요한 것은 그 감상평의 근거가 되는 논리가 얼마나 탄탄한가라고 읽음
음.. 그러면 만약 논리만 탄탄하다면 해석의 여지는 무궁무진하다는 건가요? 좀 말씀대로 좀 무의식,해체주의,구조주의 이런 삘이 팍 오네요..
일단 내가 알기로는 그럼. 데리다 탄생 몇 백년 전의 작가들이 이항대립을 해체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글을 썼을 확률은 낮지만(이것도 모르는 거지만.. 장자도 그렇고..) 그럼에도 그 텍스트를 해체주의적으로 읽는 것은 가능하고, 논리적으로 탄탄하다면 문제 될 게 없음.
전공이 아니라 뭘 확실하게 말 못하겠음.. 누군가 능력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