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보통 작가들은 중문을 기피하고, 동의어를 반복하는 걸 싫어함. 앞에서 ‘소설’이라고 썼다면, 그 뒤엔 ‘작품‘ 이라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승우는 오히려 중문을 자주 사용하고, 동의어를 자주 반복함.똑같은 단어를 여러번 사용하면서 일종의 리듬을 형성하고, 문장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용도로 보이는데 

가장 놀라운 점은 이승우의 중문은 언뜻 보기엔 동의어 반복을 넘어 동어반복 처럼 보이지만,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치밀하게 설계된 문장임 

“있을 때 알지 못하는 것을 없을 때 알게 된다, 없을 때 알게 되는 것은 있을 땐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부재는 인식의 근거이다.”

언뜻 보기엔 첫 번째, 두 번째 문장이 동어반복 같지만 미묘한 
뉘앙스와 의미가 다름. 세 번째 문장에 와선 마치 삼단논법 같은 결론을 취하고 있음. 구조적 설계와 사유의 확장까지 연결시키는 문장 구성

이런 수준의 건축학적인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한국 작가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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