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책을 잘 안읽는다."
출판업계에서나 할 법한 말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더라고.
출판업과 관련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한다면
그건 그저 계급을 나누고 싶은 욕망이
그런 말을 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
"~를 하는 저 사람보다 책을 읽는 내가 더 낫다"
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거겠지.
마치 나이를 따져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과 같아.
내가 나이가 많으니 넌 내게 함부로 해선 안돼.
하지만 난 함부로 해도 돼.
이런 생각이 깔려있지.
그렇다고 해서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 건 아니니까
무턱대고 책을 읽으려 해선 안돼.
더 깊은 지옥으로 빠져드는 꼴이니까.
문학을 예로 들어볼까?
책을 전혀 읽지 않던사람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던
"수상한 중고상점" 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치자고
즐겁게 읽어서 독갤에 감상문을 남긴다고 치면
베스트셀러에 있는 양산형 작품을 읽었다는 비아냥만 돌아올거야.
이제 다시 계급이 나뉠꺼야.
나는 수준높은 고전을 읽은 고귀한 애독가
너는 양산형 베스트셀러나 읽은 수준낮은 독린이
그럼 고전을 읽으면 나도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어떤 방식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냐로 다시 심판을 받아야 해.
감상이 단지 "재밌었다" 로 끝난다면
안읽은 것만 못하다는 비난을 받게 될거야.
"깊은 독서" 라는 녀석이 다시 널 끌어내리지.
이 녀석은 아주 까다로운 녀석이라서
등장 인물들의 행동에 의문을 품거나 태클을 걸거나
재미가 없어도 솔직하게 재미없다는 말을 하면 안돼.
그건 정말 큰일 나는 일이야.
"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비판적인 사고를 하라고 했는데요?"
순수한 생각이야. 가급적이면 모두가 순수한 상태로 있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냉정하거든.
이게 현실이야. 절대 너의 의견을 솔직하게 털어놔선 안돼.
아무리 드럽게 재미가 없어도 재밌는 척 해야해.
등장인물이 무슨 짓을 하든 절대 비난하지 마.
이 모든걸 다 소화해 낸다고 해도 아직 우린 반쪽짜리야.
독서인들과 교류를 하고자 한다면 비문학을 읽어야 해
안그러면 넌 "편식쟁이"로 낙인이 찍히겠지.
어느 한쪽에 치우친 편협한 독서가가 되고싶니?
비문학은 기준이 더 엄격해.
이해가 잘 안된다고 해서 교양서나 대중서로 입문하는 건 거의 자살행위야.
겉만 핥은 놈,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2차 저작물로 단물만 들이키는 놈이 되고 말거야.
요약본도 안돼. 안읽느니만 못한 놈이 될거야.
이해가 안되는데 그럼 어떻게 읽냐고?
21세기는 너무나도 놀라운 시대라서 유튜브라는 마법사가 널 도와줄거야.
"5분만에 보는 세계사"
"~책 읽은 척 하기"
이런 아리가또한 영상들이 많아.
좀더 디테일한 구라를 치고 싶다면 강연을 보면 돼.
어지간한 비문학은 교수들이 나서서 강연을 해주거든.
이제 비문학까지 섭렵했으니
나도 당당한 독서인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아니, 넌 오독을 했어.
제대로 읽으려면 "원서"를 읽어야 해.
게티즈버그 연설을 예로 들어볼게.
people을 번역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야.
인민? 민중? 대중? 국민? 시민?
어떤게 정확한 번역일까? 아무도 몰라.
그러니 오독하지 않으려면 원서를 읽어야 해.
번역서를 읽었다면 우린 영원토록 오독하고 있는 셈이지.
이 모든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책을 안읽는게 큰일 인 것 마냥 말하는 것에 속아서
함부로 책을 집어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누가 그랬더라? 책은 빡세게 읽는거라고.
서장훈도 말했지. 즐겨서 되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즐거움을 원한다면 만화, 드라마, 영화, 게임, 스포츠, 음악감상 등등
더 좋은게 훨씬 많으니까 곰곰히 잘 생각해봐야 해.
그냥 편하게 읽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