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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구공면-나와 생활의 비허구 한 단락

 

이 소설은 작가의 다른 소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색적이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작렬지는 작가 옌롄커가 지리서 편찬을 의뢰받아 썼다는 설정이라고 한다. 이 책 또한 옌롄커가 어느날 갑자기 영감을 얻어 세상이 놀랄 만한 영화를 만들어 온갖 영화상을 휩쓸고 박스 오피스에 올라 名利를 얻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시작된다.

 

책에는 네 개의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에 옌롄커가 쓴 단편소설과 인터뷰, 경찰의 조서, 영화 대본. 여러분은 라쇼몽이라는 영화를 아시는가? 그와 같이 이 중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서로가 연결되면서도 모순되기 때문이다.

 

옌롄커가 만들고자 하는 영화의 한 인물은 리좡이다. 그는 과거 옌롄커가 쓴 소설 <속구공면>에 나오는 인물이다. 옌롄커는 이 소설이 사실을 그대로 쓴 소설이며 전부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소설에서 17살의 리좡은 14살의 먀오쥐안을 강간했지만, 두 집안의 부모는 한 쪽은 아들이 감옥에 들어갈까 두렵고 다른 쪽은 딸의 혼사가 막힐까 두려워 서로를 결혼시키기로 한다. 먀오쥐안은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결국 따르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일까? 리좡은 인터뷰에서 자신과 먀오쥐안은 어릴 때부터 약혼을 했으며 절대 강간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훙원신 노인 또한 리좡이 어린 먀오쥐안을 건드렸다고만 하지 강간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설에서는 리좡의 아버지가 사죄의 표시로 리좡의 식지를 잘라 먀오 집안에 주는데, 혹시 리좡이 어린 먀오쥐안과 몰래 정을 통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 먀오 집안에 주며 결혼을 한 것은 아닌가? 강간의 목격자인 훙씨 노인의 장남은 바보인데, 바보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51세의 농민공이 된 리좡과 북경대 대학원을 졸업한 24세 연구원 리징의 사랑 이야기가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된다. 그런데 경찰서에서 리좡과 리징이 진술한 조서 내용은 다르다. 조서에서 리좡과 리징은 일관되는 말을 하는데, 리좡이 아들을 위해 막노동을 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은 리징이 8,000위안을 줬고, 리좡은 이에 보답하고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계속 권하다 소동이 일어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둘 모두 사랑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리징은 리좡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책 속의 옌롄커는 훌륭한 작품은 시대의 미래를 위한 무당이나 점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이상의 여러 진실들을 엮어서 만들어낸 허구의 영화 대본에서 벌어진 일이 얼마 후 실제로 일어난다. 정말로 무당이나 점술가가 된 것이다.

 

만약 진실이 다른 진실에 가려져 있어서 알 수 없다면, 차리라 허구의 방식을 통해 진실에 도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옌롄커는 자신의 신실주의를 존재하지 않는 진실, 보이지 않는 진실, 진실 아래에 가려진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이론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첫머리에 이런 말이 나온다: 소설은 삶의 많은 진실을 유일하게 대변한다. 그렇다면 소설의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기로 하자. 어떤 진실한 삶의 모습은 허구라는 교량을 통해서만 비로소 확실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이호철문학상 수상소감에서 옌롄커는 6년 전 손녀가 버린 문학상 상장을 모은 원통에서 시작된 죽음과의 대면을 글쓰기 인생의 전환으로 들고 있다. 이 소설의 화자로 나오는 옌롄커 자신의 모습들은 아마 이런 전환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한다...


p.s. ‘속구공면은 대본에서 리징이 빨리 저랑 같이 자요라는 폿말을 걸고 남자를 꾀는 장면에서 처음 나온다. 제목으로 넣기로는 초큼 민망해서 캄캄한 낮, 환한 밤으로 바꾼 것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