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경의 용의 눈물이 정도전과 이성계에 대한 현대 한국인의 역사관을 굳힌 이래
KBS 정도전, SBS 육룡이 나르샤 같은 드라마들이 정도전과 이성계에 대한 온갖 잘못된 통설을 확대시켰지
사실 용의 눈물은 잘못이 없어. 그 당시엔 그게 정도전에 대한 최신연구였거든.
용의 눈물 정도전은 이환경 작가 뇌내 망상이 아니라 그 당시 국내에서 정도전 연구로 첫손에 들던 서울대 호산 한영우 선생의 연구를 대폭 참조한 결과물임.
호산 한영우 선생으로 말할거 같으면 약관 30세에 양천제와 정도전에 대한 전폭적인 재조명으로 조선초기 정치사 연구 한번 뒤집고 의궤나 사학사 연구에서도 선구적인 참 대단한 천재이긴한데(국사교과서에서 조선시대 양천제로 설명하는거 이 사람 작품임)
역사학이라는게 대중이 잘 못느낄 뿐 이지 상당히 빨리 발전하는 학문이라서 지금에 와선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이고 안좋은 편견을 낳거나 사실과 달라 걸러야 하는 부분도 무척 많음.
아무튼 그 이후 신진 연구자들이 새로 연구를 많이 해서 역사학계과 완전히 바뀌었는데 이 민중사관에 찌든 방송작가 놈들이 업데이트를 안해
이 방송작가들이 전부 학생때 데모판 쫒아다니던 운동권이라 일부러 그러는건지 걍 게으른건지, 그것도 아니면 자본주의의 노예라서 잘 팔리는 쪽으로 간건지는 모르겠는데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고 갈수록 개소리가 심해짐.
그런걸 타파해줄 만한 서적이
삼봉정도전선생기념사업회에서 낸 '정치가 정도전의 재조명'
2003년 11월에 삼봉 정도전을 연구하는 '삼봉학'의 첫학회에서 발표된 논문과 발표 끝나고 가진 학자들의 대담을 묶어서 엮은 책임
여러모로 정도전에 대한 그릇된 통설을 타파할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음
1. 근래 사극에서 정도전 따까리나 대업동지로 묘사되는 조준은 정도전과 대등한 관계로 '서로 사적인 친분이 전혀 없었다.'
2. 흔히 고려말 토지제 개혁에서 정도전이 전면적인 재분배를 주장한걸 엄청 강조하는데 실제론 토지개혁은 조준 혼자만의 작품이고 정도전의 주장은 역성혁명 세력 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해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3. 토지개혁에서 아무 것도 못하던 정도전은 공적을 세우기 위해 불교를 죽어라 공격했고 그 과정에서 '그때까지 친하게 지냈던' 온건파 이숭인, 권근과 비로소 척을 졌다.
4. 정도전의 요동정벌은 내부결속 강화용으로 그나마도 조준의 협력을 못받으니 정도전 혼자서는 힘이 없어 목소리 큰 남은 데려다 흑색선전까지 하니 조용히 그 꼬라지 보고 있던 이성계가 나서서 정리함.
5. 이성계는 문인관료 정도전과 조준을 내세워 역성혁명으로 기세등등해진 '무인세력을 견제'했을 뿐 정도전에게 정치를 일임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정도전과 조준이 '전하 제가 이런 기똥찬 기획을 세웠습니다. 저새끼 제 기획 좀 들어보세요' 하고 열심히 PR하는 관계로 둘 다 이성계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5번이 특히 중요한데 외국인 학자 던컨의 조선 왕조의 기원과 함께 읽으면 좋음.
조선시대 사극을 보던 뭘 보든 항상 명심해야 하는게 조선시대 왕중에 백성 운운하며 신하에게 자기 권력 넘겨주는 왕은 아무도 없어. 그런건 사극작가들 상상속에나 존재하고 그딴 주장하는 놈이 있으면 칼을 바든 사약을 마시든 뒤져.
이 책은 논문도 논문이 지만 논문발표 후에 나눈 대담이 특히 좋은데 자유로운 분위기서 굉장히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감. 사학과 논문 발표가 진짜 오만데서 오만걸로 다 지적들어오고 욕만 안하지 싸움 방불케 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화기애애 하면서도 읽을 만한 내용이 많더라고.
물론 이 책도 2004년 책이라 지금 사학계 연구결과를 반영하지 못한건 사실이지만 20년 이상 유리된 대중역사관을 타파하는 데는 매우 좋다고 생각된다.
난 일본이나 중국 역사왜곡보다 설민석이나 육룡이 나르샤 각본 쓴 김영현 그 새끼들이 왜곡과 악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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