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독후감을 독서일기 형식으로 쓰려 했지만 어쩌다 서평처럼 되어버림.
토마스 핀천은 1973년 세 번째 장편인 『중력의 무지개』를 통해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동시에 퓰리처상 픽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에도 불구하고 외설성을 이유로 수상이 좌절되었다. 이 책이 외설적이고, 복잡하고, 군더더기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에 앞선 작품들, 『V.』나 『제 49호 품목의 경매』 역시 어려운 소설이지만, 『중력의 무지개』는 또 다른 차원의 난해함을 자랑한다.
핀천은 로스, 매카시, 드릴로와 함께 해럴드 블룸이 지적한 미국 4대 작가 중 한 명이다. 뒤의 세 작가들과 달리 그의 작품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최신작이자, 읽기 수월하다고 알려져 있는 『블리딩 엣지』는 핀천이 문학적으로 완숙기에 이르렀을 무렵에 상재된 책이다. 『중력의 무지개』를 발표한 지 40년 만에 쓰인 책이지만, 두 책은 완전히 다른 세계상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첨단 사회 속에서 거대한 음모를 쫓는다는 설정은 그대로이다. 드릴로가 포스트 모더니즘적 글쓰기를 통해 최첨단 사회의 이면을 파헤쳐왔다면, 핀천은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첨단 사회의 붕괴 과정 속에 놓인 인간의 운명을 세밀하게 그렸다. 『중력의 무지개』의 배경이 제 2차 세계대전이면서도 전쟁에 대한 묘사가 없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중앙적 사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서점의 소개란을 보면 흔히 『중력의 무지개』는 『율리시스』를 연상케 하는 무종지문과 『모비 딕』에 버금가는 전우주적 스케일을 담은 소설로 이해된다. 1400P에 달하는 분량도 문제지만, 일단 이야기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군 중위인 슬로스롭은 V2로켓이 발사될 때 자신의 물건이 발기하는 것으로 죽음의 공포를 감지한다. 물론 죽음의 공포라는 것은 인간의 심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핀천에 따르면 죽음은 우리의 목전에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늘을 가로질러’ 온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스롭의 실존적인 입장은 집단적 피해망상에 비유된다.
그렇다면 이 세상은 언제부터 그런 식의 공포에 노출되어 있었을까? 이것이 이 책의 주제라면, 그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 작가인 것도 얼추 이해가 갈 것이다. 로스나 매카시의 책을 보면 지나치게 탈서구적이고, 향토적인 인상을 준다. 로스는 유대인이었고, 매카시는 서부극의 마니아였다. 그들은 토마스 핀천의 정반대편에 서 있다. 핀천이 미국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른 작가들과의 의도적인 차별성 덕분이다. 물론 『중력의 무지개』를 이해하는 것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이해하는 것만큼 힘겨운 일이다. 드릴로의 말대로 핀천은 “미국 문학의 물질적인 감각, 즉흥적인 힘, 거리의 유머”를 살려냈다고 지적된다. 대중문화에 대한 핀천의 오타쿠 기질이 절정에 이른 것은 『블리딩 엣지』에 와서이지만, 그는 꾸준히 기계화되어 가는 세계의 참담한 이면의 예언자적 모습에 대해 썼고,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문학적 재능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중력의 무지개』는 또한 세간에서 외설성으로 문제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사드의 책과 다르게 세간에서 성인물 딱지 없이 유통되는 것은, 이 책이 외설을 지향하는 문학이 아닐뿐더러 외설적인 대목이 작품의 중추를 차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외설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중력의 무지개』의 몇몇 대목은 지나친 장광설과 말놀음으로 독자를 당황시키곤 한다. 이 책을 우주적인 스케일을 담은 종합 소설로 볼지, 지나치게 난해하고, 어지럽고, 외설적이기 만 한 끔찍한 삼류 소설로 볼지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핀천이 궁금한 독자에게 『중력의 무지개』를 권한다.
읽기 많이 힘들지 않았음? 번역 문제도 간간히 거론됐는데. - dc App
책 자체는 읽기 힘들지만 가독성에 크게 문제는 못 느꼈음
재밌겠다! 대략의 줄거리는 어때?
사실 줄거리 요약하는 게 제일 문제. 말그대로 중구난방이라. 서점 서평 보면 V2 로켓에 연관된 국가기관과 비밀단체의 이야기라고는 하는데 스토리 알고 읽어도 감 잡기가 힘들다
읽는건 둘째치고 구하기도 어렵잖아
번역 새로 나오면 읽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