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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고대 기독교의 형태에 관심이 많아서 전공자에게 관련 정보를 물었다가 이 학자의 <Drudgery Divine>이라는 책을 추천받았었다. 내용 자체는 꽤나 흥미로웠지만 문장이 워낙 어려워서 적당히 읽다가 방치한 경험이 있는데, 마침 동일 저자의 괜찮은 번역서가 하나 있다고 해서 읽게 된 책이다. 번역 상태는 확실히 양호한데다, 아마도 그 비비 꼬인 문장을 나름대로 윤문하거나 잘라내며 읽기 쉽게 가공한 편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용 자체도 남에게 추천할 만한 내용이라 읽으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는 판타지에 관심이 많다보니 종교와 신화, 그리고 그 비합리적 합리성을 좋아하고, 다른 판타지 애호가들도 종교적-기독교적이 아닌, 종교적-인 소재 및 모티브에 꽤나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와 같은 소설에서처럼, 종교의 교리보다는 신성한 것들과 그 관계에 더 관심을 갖는 식으로. 아마 종교에 진중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염불보다 잿밥에 더 눈독 들이고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렇다보니 소위 모든 종교들이 갖는 보편적인 상징 및 그 근본적인 동일성이라는 시야로 다양한 종교나 신화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전 읽었던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학>이나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 등이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스미스는 그들보다는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공통점과 신성함을 찾기보다는 그 아래에 가려져 있는 보다 현실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여러 종교적인 역사나 텍스트, 현상 등을 분석한다. 고대 유대교가 다른 종교들과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특이한 종교라면, 다른 종교들 역시 유대교의 입장에서 그만큼 특이한 종교라는 역발상에서 시작해 고대 유대교의 특이성 역시 사실 역사적, 지역적으로 보았을 때 꽤나 연결고리가 많은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한 예다. 초장에서 스미스가 언급하듯이 종교의 비교 및 분류는 생물학적 종의 비교 및 분류처럼 까다로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며, 그 유연관계를 짚어보는 것이다.
종교의 신성한 성현 및 예식이 어떻게 평범한 것으로부터 의미 있는 것으로 부여되는지를 인간 사회의 보편적인 다른 문화, 음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어떻게 우리가 문화에 따라 오직 극소수의 재료만을 식재료로 인정하고 나머지를 먹지 않으되, 그 극소수의 재료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요리하려드는지에 대한 비유는 하나의 특이한 사건이 신성함의 일부가 되고, 하나의 신성함을 어떻게 현실의 다양함에 적용하기 위해 변형시켜 해석하는지를 훌륭하고도 참신하게 보여준다. 경전의 불변성 및 신성함만이 주목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데에 비해, 사실 일반적인 종교 활동 및 역사는 그 뒤 이 경전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의 기나긴 세월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럴듯하다. (비슷하게 아감벤의 책에서 메시아 이후의 현자들은 다양한 주석을 통해 경전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뜻을 전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어서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원시 종교적 독자적 세계관으로 유명한 폴리네시아 신화가 사실은 원시는 커녕 꽤나 이후에, 근대에 유럽 문명에 영향을 받으며 그에 대한 반발 및 수용의 결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물론 탈식민주의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실제로 설득력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흥미롭게 생각하던 신화 하나가 '가짜'라는 건 참 아쉬운 일이다. 기독교는 과연 실제로 얼마나 세상에 영향을 줘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들기도 하며.
화룡점정은 존스타운에 대한 분석이다. 존스타운 집단 자살은 당시에는 물론 화제거리였고 지금도 현대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사건이다. 스미스는 여태까지의 계몽주의적인 이성적 분석이 그러나 종교의 비이성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종을 울린다. 존스타운 사건은 실제로 종교의 큰 부분을 이루는 속성의 결과이며, 이를 단지 사이비 종교라는 식으로 따로 분류하고 다소 변죽을 울리는 성적인 스캔들에만 집중해선 안 되고, 그 종교적인 성격을 분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 분석의 방법으로 스미스는 과거의 사례, 디오니소스교와 하물(화물) 신앙과 이 사건의 유사성을 고찰한다. 이것들이 존스타운 전체에 완벽히 부합되는 설명은 물론 아니지만, 제각각 사건의 일면을 설명함은 분명할 것이라고.
비록 판타지 독자로서는 좋은 결말은 아니지만, 종교와 신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걸 추천하는 책이다. 현대인과 현대의 학문이 종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느껴진다.
조너선 스미수가 엘리아데하고 꽤 연관 깊은 걸로 아는데. 본인은 엘리아데 어깨 위에 선 거라고 말하던가. 아무튼 리뷰 잘 읽음요. - dc App
실제로 이 책에서도 엘리아데를 인용하기도 하고 확실히 공을 인정하지만 거기에서 무시되던 요소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 주장하는 느낌으로 읽엇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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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북유럽 신화만 생각해봐도 당연한 거기는 한데...
좋은 리뷰 잘봤어
리뷰 잼께 읽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