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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갤러들이 번역 시를 읽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간단히 답변하자면, 한국 시 이상으로 번역 시를 읽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왜냐하면 시를 읽는 일이란 기본적으로 문자로 표현된 어떤 본질적인 의미를 읽어 내는 일이 아니라



시 자체를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미를 읽어내는 일보다는 시 자체의 언어적 운동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번역시를 읽을 때는 원문을 읽는 것과는 다른 이점이 있다.



외국어가 생각의 언어라면 모국어는 존재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번역시를 읽음으로써 생기는 의미와 함축성의 다소간의 손실은, 모국어로 번역된 시를 통한 우리 언어-존재의 강화로써 벌충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래서 시는 번역이 더욱 중요하기도 한데,



필자는 시를 번역할 때는 직역의 망치로 원문을 부숴버린다는 생각으로 번역한다.



원문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고, 텍스트의 발전 가능성은 오히려 번역을 통해 가능하다.



끊임없이 개선됨으로써 원문을 능가하고 마침내 궁극적인 견고함에 닿는 번역은 진지한 번역자들의 꿈이다.





[시리즈] 브류소프 '청동의 기수에게' 번역해설
· 브류소프의 <청동의 기수에게>와 표트르 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