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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셀라스가 자신의 것과 반하는 철학적 입장들을 공박한 후 배제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헤겔이 하듯이) 각각의 입장이 지니는 이론적 의의를 온당하게 평가하고 자기 이론의 일부로 수용하기 때문에 논점이 굉장히 미묘해진다. 셀라스가 수많은 철학적 입장들 가운데 줄타기를 하고 있는 까닭에, 그가 정확히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를 콕 집어내기가 매우 어렵다. 예컨대 셀라스는 물리주의자이지만 환원적 물리주의자는 아니고, 행동주의자이지만 라일식 행동주의자는 아니고, 경험론자라고 할 수 있지만 전통 경험론과 결별하고, 지각적 지식이 다른 지식들의 심급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전통 토대론자는 아니며, 하나의 지식이 다른 지식과의 추론적 연결망 속에서 비로소 얻어진다고 보지만 전통 정합론자도 아니다. 심지어 그는 감각 자료 이론을 공박하면서도 감각 자료의 가능성을 긍정한다.

그러나 감각 경험이라는 대주제를 둘러싸고 산만하리만치 검토되는 다양한 세부 주제들은 심리철학, 언어철학, 인식론, 과학철학, 형이상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셀라스의 철학적 위치를 정교하게 설정해준다. 누군가 말했듯이, 파편적으로만 철학하는 철학자들은 인식론에서 이런 입장을 취하고 언어철학에선 저런 입장을 취하고 심리철학에선 그런 입장을 취하다 보니 글을 다 모아놓고 보면 총체적으로 비정합적인 철학을 만들고는 하는데, 『경험론과 심리철학』의 얼개를 파악한다면 ‘보임’ 개념에 관한 테크니컬한 분석에서부터 인간의 현시적 상과 과학적 상이라는 거대한 물음에 이르기까지 셀라스가 일목요연한 철학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아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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